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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모차르트의 공식, 베토벤과 군론

© 2009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 name, Chuan C. Chang, and this copyright statement are included.

피아노 연습의 원리 한글판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


출처 확인: 이 장은 로버트 레빈이 1977년 벨 연구소에서 했다는 「Mozart’s Fingerprints: A Statistical Analysis of his Concertos」 강연에서 출발함. 레빈이 다룬 내용은 모차르트 협주곡 형식 아래에 놓인 모티브의 위계였음. PDF 저자가 뒤에서 제시하는 ‘모차르트의 단일 공식’과는 다른 분석임. PDF 참고문헌에도 이 강연의 출판 논문은 제시되지 않음. 저자가 인용한 조너선 버나드의 논문은 버르토크의 공간과 대칭을 분석한 글이며 베토벤을 다루지 않음. 모차르트가 거의 모든 곡에 하나의 공식을 썼다는 주장, 반복이 최면이나 중독을 일으킨다는 설명, 베토벤이 군론을 의식적으로 실험했다는 주장은 저자의 가설임. 음악에서 들리는 반복과 변형은 그대로 살펴보되, 수학적으로 입증된 사실과 저자의 비유를 구분해서 읽어야 함.

음악에서 수학으로 다룰 수 있는 관계

섹션 제목: “음악에서 수학으로 다룰 수 있는 관계”

음높이와 리듬에는 수로 나타낼 수 있는 관계가 있음. 한 옥타브의 주파수 비는 2:1이고, 12평균율에서는 옥타브를 같은 비율의 반음 열두 개로 나눔. 이때 반음 하나의 비율은 2의 12제곱근임. 완전5도처럼 협화적으로 들리는 음정은 단순한 정수비와 가까운 관계가 있지만, 평균율의 음정값이 모두 정확한 정수비인 것은 아님.

박자, 악구의 길이, 반복 횟수와 대칭도 셀 수 있음. 같은 동기를 다른 높이에서 시작하거나 음의 진행 방향을 뒤집으면 변환 전후의 관계를 비교할 수 있음. 수학은 이런 관계를 정확히 묘사하는 언어가 됨. 작품의 아름다움이나 연주자의 해석을 숫자 하나로 환원해 주는 도구는 아님.

짧은 모티브가 긴 곡으로 자라는 과정

섹션 제목: “짧은 모티브가 긴 곡으로 자라는 과정”

긴 선율도 짧은 음형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음. 몇 음으로 된 모티브를 되풀이하고, 음높이·화성·리듬·장식음을 바꾸며 다음 악구로 넓혀 감. 바뀐 모티브를 다시 반복하면 짧은 재료만으로도 큰 형식이 만들어짐.

PDF 저자는 이 과정을 탄소의 미세 구조에 비유함. 같은 탄소 원자도 배열에 따라 흑연, 다이아몬드와 다른 물질이 됨. 음악에서도 같은 재료가 놓이는 자리와 연결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임.

여기서 저자가 세운 ‘모차르트의 공식’은 다음과 같음.

  1. 매우 짧은 모티브를 한 번 반복해 두 단위로 만듦.

  2. 반복한 모티브의 음높이, 진행 방향, 화성이나 장식을 바꿈.

  3. 그렇게 만든 악구 전체를 다시 반복함.

  4. 더 큰 구간에서도 반복과 변형을 겹침.

저자는 한 단위가 두 배, 네 배, 여덟 배로 불어나므로 짧은 악상만으로 긴 곡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함. 이 계산은 악곡을 세는 한 가지 방법임. 모든 모차르트 작품에 같은 공식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작곡학의 정설은 아님.

로버트 레빈의 강연과 저자의 가설

섹션 제목: “로버트 레빈의 강연과 저자의 가설”

레빈의 강연 기록에 따르면 모차르트 협주곡에는 작품의 진위를 가리는 데 활용할 수 있을 만큼 특징적인 모티브의 위계가 나타남. 음악 이론에 익숙하지 않았던 PDF 저자는 강연의 세부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웠다고 회고함. 대신 음악 속 구조를 찾아보는 계기를 얻었고, 이후 모차르트 작품에서 반복되는 작은 단위를 직접 분석함.

강연이 모티브의 위계를 다뤘다는 사실과 저자가 ‘단일 공식’을 발견했다는 판단은 같은 이야기가 아님. 레빈의 이름을 저자 가설의 근거로 확대하면 안 됨. 저자도 부록에서 레빈이 자신이 설명한 미세 구조를 강연한 것은 아니라고 밝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의 문답

섹션 제목: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의 문답”

K.525 첫 악장은 짧은 음형이 질문과 대답처럼 이어짐. PDF 저자는 첫 음형을 “오고 있나요?”라고 묻는 남성의 목소리로 상상함. 이어지는 높은 음역의 두 음은 “네, 가요”라고 답하는 여성의 목소리로 들음.

이 문답은 세 차례 되풀이됨. 대답의 음정과 끝맺음은 조금씩 달라짐. 마지막에는 낮은 음역으로 내려가며 악구를 닫음. 같은 두 음의 짝을 반복하면서도 음높이와 종지를 바꿔 하나의 긴 선율처럼 들리게 만드는 예임.

남성과 여성의 대화라는 해석은 악보에 적힌 표제나 확인된 작곡 의도가 아님. 반복되는 음형의 성격 차이를 쉽게 듣기 위해 PDF 저자가 붙인 이미지임.

피아노 소나타 K.331 첫 악장의 시작에서는 4분음표와 8분음표로 된 짧은 음형을 찾을 수 있음. 첫 마디에서 이 음형이 반복되고, 둘째 마디에서는 음높이를 바꿔 다시 나타남. 셋째와 넷째 마디는 처음 두 마디와 닮았지만 장식과 진행이 달라짐. 이어지는 네 마디는 앞부분의 틀을 되풀이하며 종지를 바꿈.

10마디부터는 장식음을 더해 반복을 숨김. 기본 음형을 셋잇단음표로 바꾼 뒤 두 차례 되풀이하고, 12마디에서는 앞부분과 닮은 연결 구실을 함. 916마디는 18마디의 길이를 따르면서도 다른 악상을 만듦. 17~18마디에서 이 구간을 마침.

PDF 저자는 기본 단위를 기준으로 8마디를 세면 최초 악상이 16배나 32배로 늘어났다고 계산함. 어느 음을 기본 단위로 잡고 어느 변형까지 같은 계열로 볼지에 따라 배수는 달라짐. 숫자 자체보다 작은 음형이 반복과 변형을 거쳐 큰 형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는 편이 연습에 도움이 됨.

  • 악보에서 가장 짧게 되풀이되는 음형을 표시함.

  • 같은 리듬이 다른 높이에서 나오는 자리를 찾음.

  • 장식음을 걷어 내고 뼈대 음만 쳐 봄.

  • 네 마디와 여덟 마디 단위로 닮은 시작과 다른 끝을 비교함.

  • 완전히 같은 반복과 변형된 반복을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함.

이렇게 나누면 긴 선율을 음 하나씩 외우지 않아도 됨. 어떤 모티브가 돌아왔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기억하면 형식과 암기가 함께 잡힘.

PDF 저자는 반복이 최면이나 중독과 비슷한 힘을 내며, 모차르트가 곡마다 정서를 같은 순서로 배열했다고 추측함. 이 장에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실험이나 분석 자료가 없음. 반복이 친숙함과 기대를 만들고 청자가 구조를 따라가게 돕는다는 관찰과, 임상적 의미가 있는 최면·중독은 구분해야 함.

살리에리의 일부 작품, 베토벤 교향곡 5번, 《젓가락 행진곡》과 《반짝반짝 작은 별》에서도 짧은 음형의 반복을 찾을 수 있음. 이런 작법은 모차르트만의 발명품이 아님.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반짝반짝 작은 별》에서 공식을 배워 거의 모든 작품에 사용했다는 PDF의 이야기도 확인된 전기가 아니라 저자의 추측임.

교향곡 5번 첫 악장의 네 음 동기는 곡 전체를 이끄는 재료임. 이스트먼 음악학교의 작품 해설도 이 동기가 악장 곳곳에서 변형되며 추진력을 만든다고 설명함.

PDF는 음높이를 숫자로 바꿔 첫 동기를 5553으로 적음. 마지막의 낮은 음 3이 강세를 받는 놀라운 음이라고 해석함. 이어지는 예를 다음처럼 배열함.

  • 원형: 5553

  • 아래로 옮긴 형: 4442

  • 순서를 돌린 형: 3555

  • 음높이 방향을 비춘 형: 7555

  • 같은 음 네 개: 5555

  • 뒤에 나타나는 새로운 형: 7654

이 표기는 실제 음이름보다 동기의 윤곽을 간단히 보여 주려는 저자의 방식임. 원형을 다른 높이로 옮기고, 순서와 진행 방향을 바꾸며, 리듬과 강세를 달리하는 과정은 동기 발전으로 설명할 수 있음.

PDF는 이 배열을 평행이동, 회전, 반사와 역전이라고 부르고 결정학의 공간군에 대응시킴. 비슷한 변환을 수학의 말로 모델링할 수는 있음. 악보에서 몇 가지 변형이 차례로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베토벤이 공간군이나 군론을 사용했다고 입증되지는 않음.

군론의 조건으로 PDF의 설명을 점검함

섹션 제목: “군론의 조건으로 PDF의 설명을 점검함”

수학에서 군을 만들려면 먼저 원소의 집합과 두 원소를 결합하는 연산을 정해야 함. 그 연산에는 결합법칙이 성립해야 하고, 결과가 다시 같은 집합에 들어와야 함. 모든 원소를 그대로 두는 항등원이 있어야 하며, 각 원소를 항등원으로 되돌리는 역원도 필요함. 수학 백과사전의 군 항목에서도 연산·결합법칙·항등원·역원을 군의 조건으로 제시함.

PDF의 5553, 4442, 3555, 7555에는 다음 정보가 빠져 있음.

  • 무엇을 군의 원소로 삼는지 명확하지 않음.

  • 두 동기를 어떻게 결합할지 연산을 정하지 않음.

  • 그 연산이 집합 안에서 닫히는지 확인하지 않음.

  • 각 동기의 역원을 제시하지 않음.

  • 5555가 모든 원소를 그대로 두는 작용을 한다는 계산이 없음.

같은 음 네 개가 반복된다는 이유만으로 5555가 항등원이 되지는 않음. 항등원은 어떤 원소와 연산해도 그 원소를 바꾸지 않아야 함. PDF에서 쓰는 ‘Unitary Member’도 이 문맥의 표준 용어가 아니며, 여기서는 항등원(identity element)을 가리키려 한 것으로 보임.

상위군(supergroup)은 어떤 군을 부분군으로 포함하는 더 큰 군임. 5555를 세 번 반복한 뒤 집합에 없던 7654가 등장한다고 상위군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님. 새 원소를 더한 집합에서도 군의 모든 조건이 성립하는지 다시 보여야 함.

공간군(space group)은 유클리드 공간에서 결정 구조의 대칭을 기술하는 정확한 수학 체계임. 음높이를 옮기거나 선율의 방향을 뒤집는 일을 공간군의 이동·반사와 비슷하게 볼 수는 있음. 그 비유만으로 음악적 변형이 결정학의 공간군이 되지는 않음.

음악을 변환으로 분석하는 방법

섹션 제목: “음악을 변환으로 분석하는 방법”

작곡가가 군론을 몰랐더라도 후대의 연구자는 작품의 관계를 수학으로 분석할 수 있음. 데이비드 르윈의 변환 이론은 음과 화음을 고정된 사물보다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이동하는 관계로 다룸. 르윈의 《Generalized Musical Intervals and Transformations》과 후대의 음악 변환 이론 개관에서는 일부 변환 체계의 군론적 성질을 엄밀하게 다룸.

후대의 분석 틀로 베토벤을 읽을 수 있다는 말과 베토벤이 1700년대에 군론을 발견했다는 말은 다름. PDF는 베토벤의 동기 배열이 군론 교과서의 첫 장과 거의 같은 순서를 따르므로 의식적인 실험이라고 판단함. 작곡가의 기록이나 당시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그런 의도까지 확인할 수 없음.

《열정》과 《발트슈타인》에서 찾는 변형

섹션 제목: “《열정》과 《발트슈타인》에서 찾는 변형”

PDF는 《열정 소나타》 1악장에서도 같은 관점을 적용함. 음높이만 보지 않고 시간과 음량을 각각 하나의 차원으로 놓고, 모티브가 속도와 셈여림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봄. 서로 다른 음악적 요소를 좌표처럼 나누어 비교하는 분석은 가능함. 베토벤이 군론의 공간을 의식해 음높이 공간을 피했다는 해석은 근거가 제시되지 않음.

《발트슈타인 소나타》 3악장에서는 저자가 155로 적은 세 음 모티브가 반복됨. 진행하면서 같은 모티브가 더 끈질기게 들리고 음악의 전면으로 나옴. 청중이 모티브를 의식하지 못해도 반복을 통해 곡의 통일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임. 이를 중독 효과로 부를 근거는 이 장에 없음.

연주에서 구조를 소리로 드러냄

섹션 제목: “연주에서 구조를 소리로 드러냄”

모티브를 찾았으면 모든 반복을 같은 방식으로 치지 않음. 원형이 처음 나오는 곳은 성격을 분명히 들려줌. 다른 높이로 옮긴 자리에서는 음정 관계와 화성의 변화를 들음. 진행 방향이 뒤집히거나 끝음이 바뀌면 그 차이가 악구의 방향을 어떻게 바꾸는지 확인함.

연습할 때는 다음 순서로 구조를 소리에 연결할 수 있음.

  1. 모티브의 음과 리듬만 떼어 정확히 익힘.

  2. 반복되는 자리마다 시작음과 끝음을 표시함.

  3. 그대로 돌아오는지, 높이만 옮겼는지, 방향이나 리듬까지 바뀌었는지 구분함.

  4. 변형마다 강세와 화성이 만드는 긴장을 들음.

  5. 작은 단위를 네 마디, 여덟 마디의 흐름 안에 다시 넣음.

  6. 전체를 칠 때는 반복 횟수를 세기보다 다음 변형을 미리 들으며 이어 감.

수학적 분석은 음들 사이의 관계를 놓치지 않게 도와줌. 악보에서 대칭과 변형을 찾은 뒤에는 그 차이가 질문, 응답, 긴장과 종지로 어떻게 들리는지 연주로 보여 줘야 함.

© 2016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hip, Chuan C. Chang, is inclu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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