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16세기 대위법 양식
16세기 대위법 양식은 오랫동안 음악이론 교육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음. 특히 팔레스트리나풍의 모방 합창 다성음악을 본떠 쓰는 양식 모방 작곡이 교육과정에 자주 포함됐음. 이 양식을 앞 장에서 다룬 18세기 종별 대위법과 혼동하기도 함.
이 장에서는 일부 성부가 주어진 양식 모방 과제를 완성할 때 참고할 원칙을 살펴봄. 마지막에는 같은 형식의 연습문제도 제공함.
모방은 둘 이상의 성부가 같은 선율이나 그 변형을 시간차를 두고 차례로 시작하는 기법임. 16세기 대위법에서 악장이나 큰 단락을 시작할 때 흔히 쓰며, 새 가사가 시작되는 지점에서도 자주 나타남. 뒤에서 다룰 바로크 푸가의 선행 형태로 볼 수 있음.
비첸테 루지타노의 〈Ave spes nostra〉를 예로 살펴봄. 원전은 Liber primus epigramatum에서 확인할 수 있음.
첫 부분에서는 “Ave spes nostra”라는 가사를 붙인 모방점이 다섯 성부에 모두 나타남. 작은 차이를 빼면 거의 정확하게 모방함. 첫 성부는 F에서 시작해 C로 내려간 뒤 같은 가사를 되풀이하며 C에서 F로 내려감. 끝에 음 하나가 더 붙지만 선율 모양은 비슷함. 다른 성부는 F–C 뒤 C–F 순서를 따르거나 그 반대인 C–F 뒤 F–C 순서로 모방함.
예시 끝에서는 다음 가사 “Dei genitrix…”에 맞춘 두 번째 모방점이 시작됨. C–D–B♭–C처럼 원음·위 음·아래 음·원음으로 돌아오는 선율임. 다음 단락은 이 모방점을 바탕으로 이어짐. 앞 프레이즈가 끝나기 전에 새 프레이즈가 시작해 둘이 겹치며, 두 번째 모방점은 첫 번째보다 자유롭게 다룸. 프레이즈가 겹치는 마지막 마디에서는 첫 번째 모방점의 리듬도 조금 바뀜.
모방 과제를 완성할 때는 주어진 재료를 기준으로 다음 사항을 살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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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점 후보 찾기: 각 성부에서 가사가 바뀌는 곳을 찾음. 쉼표나 쉼 뒤에 새 가사가 나오거나, 같은 가사를 같은 음악으로 반복하는 곳을 특히 살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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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음정: 단락이나 악장 첫머리에서는 성부 사이의 중심 음정이 완전협화음인 경우가 많음. 뒤로 갈수록 다른 음정도 가능함. 여기서 말하는 음정은 첫 음 사이의 거리만 가리키지 않음. 다음 장에서 다룰 조성적 응답과 비슷한 사례도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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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 위치: 강박은 강박으로, 약박은 약박으로 모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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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확인: 가능한 모방 관계를 양방향으로 모두 시험함. 한 모방점의 단락이 다음 모방점과 겹칠 수 있으므로 전환부의 진입이 다른 모방점에서 나올 가능성도 살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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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 겹침: 차례로 들어오는 성부가 충분히 겹치게 함. 모방점이 짧으면 진입 간격도 짧아야 자연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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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범위: 긴 선율은 정확한 모방에서 자유대위로 넘어감. 어디까지를 모방점으로 볼지 판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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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정도: 적어도 시작 리듬과 특징적인 음정·윤곽·선율 모양은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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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즈와 단락은 강한 종지에서도 서로 겹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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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 사이에서는 반진행이 우세함. 허용되는 음정도 지나치게 병행하지 않음. 다만 6/3화음이 길게 병행하는 포부르동은 예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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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부 안에서는 순차진행이 우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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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성부는 종지음에 순차진행으로 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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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아 선법을 제외하면 아래에서 종지음으로 갈 때 대개 이끔음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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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에서는 2도·3도·4도·5도·8도를 쓸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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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도는 조심해서 씀. 팔레스트리나 미사곡에서 상행 단6도는 814회, 상행 장6도는 54회, 하행 단6도는 7회, 하행 장6도는 1회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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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도와 삼전음은 피함. 연속 도약이나 선율의 최고음과 최저음으로 이 음정을 드러내는 것도 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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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방향으로 도약을 잇는 경우는 드묾. 꼭 써야 한다면 큰 도약을 낮은 쪽에 둠. 상행에서는 먼저, 하행에서는 나중에 큰 도약을 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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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약 뒤에는 반대 방향 진행을 붙이고, 앞에도 반대 방향 진행이 오는 경우가 많음. 벌어진 음정 공간을 순차진행으로 메우고 성부를 중간 음역으로 돌려놓는 데 도움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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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을 펼치듯 삼화음의 윤곽을 그대로 그리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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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은 올라간 뒤 다시 내려오는 활 모양을 자주 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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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부의 음역을 옥타브 안에 두라는 권고가 흔하지만 실제 작품은 14반음 정도까지 쓰기도 함. 12도, 곧 옥타브와 5도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이 정도를 최대 범위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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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음은 약박의 협화음으로 준비하고 강박까지 끌어 불협화음을 만든 뒤 한 음 내려가 해결함. 7–6과 4–3에서는 윗성부가, 2–3에서는 아랫성부가 불협화음을 만듦. 2–3은 7–6의 전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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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도에서 6도로 움직이는 사선진행도 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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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즈 장식은 시작보다 끝에서 더 자주 나타남.
리듬과 박자
섹션 제목: “리듬과 박자”-
원전에는 마디선이 없지만 박자감은 분명함. 현대판의 마디선은 편집자가 더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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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는 탁투스 음가를 원전보다 짧게 바꾸기도 함. 반음표를 4분음표로 바꾸는 식임. 이런 편집은 합주와 지휘에 도움을 주고 현대 연주자가 읽기에도 편함. 4/4 대신 2/2처럼 더 긴 박자를 쓰면 큰 박과 긴 불협화음을 떠올리게 하는 효과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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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율은 느린 리듬으로 시작하며 끝에서도 느려지는 경우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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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투스의 절반인 4분음표 움직임은 약박이나 박 사이에서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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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줄은 긴 음에서 짧은 음으로 이어지며 반대 방향은 쓰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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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 3박자에서는 리듬을 1+2보다 2+1로 나누는 경우가 많음.
가사 붙이기
섹션 제목: “가사 붙이기”-
당시 여러 작곡가는 음악과 가사가 또렷하게 들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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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의 강세 음절을 강박에 둬 음악의 박자와 맞춤. 당김음·걸림음·박자적 불협화처럼 앞에서 설명한 관습은 예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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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프레이즈는 가사의 문장과 호흡을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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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 음절에 적어도 한 박, 곧 반음표 하나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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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리듬에서는 짧은 4분음표에도 별도 음절을 붙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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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투스보다 짧은 4분음표 움직임 직후에 음절을 바꾸는 일은 드묾.
짜임새
섹션 제목: “짜임새”-
과제에 주어진 성부를 보면 이어갈 짜임새를 대체로 알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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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곡의 일반적인 짜임새를 I(주로 모방)와 H(호모포니 성격이 더 강할 수 있음)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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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rie: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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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ria: H. “Qui tollis”가 독립된 단락을 이루는 경우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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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o: H. 중요한 대목에서는 특히 호모포니 성격이 강하며 “Crucifixus”를 따로 나누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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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us: I. Hosanna: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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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dictus: I. 성부 수를 줄이는 경우가 많고 두 번째 Hosanna는 대개 첫 번째를 반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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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us Dei: I. 두 번째나 세 번째 Agnus가 이어질 수 있으며 이때 성부를 늘리거나 카논을 넣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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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nificat은 모방점과 전개를 비교적 자유롭게 다루는 장르임.
이 시대 작곡가는 오늘날처럼 화음·로마 숫자·전위로 생각하지 않았고, 성부 사이의 음정 관계를 주로 살폈음. 이런 관점에서 수직 결합을 다룰 때는 다음 원칙을 참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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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5도와 병행8도는 피함. 후대 양식과 달리 감5도가 포함된 병행도 피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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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5도와 직접8도는 원칙적으로 피함. 중간에 경과음을 넣으면 병행이 드러난다고 설명하기도 함. 종지에서는 비교적 자주 나오며, 다른 성부에서 강한 반진행이 함께 나오면 허용되는 경우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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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3화음은 팔레스트리나 음악에서 드물지 않으며 대부분 제1전위로 나타남. 여러 성부가 함께 쓰이는 종지에서 베이스가 로 움직일 때 특히 유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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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3화음은 일반적인 성부진행에 따라 레–도, 시–도, 파–미()로 해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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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음은 약박에서 준비하고 강박에서 불협화음을 만든 뒤 약박에서 해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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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과음과 보조음 같은 비본질적 불협화음은 탁투스보다 짧은 4분음표 층위에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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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타 캄비아타(nota cambiata)는 보통 도–시–솔–라()로 움직임. 불협화음에서 도약해 나가는 유일한 경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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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음은 완전5도만 남기거나 장3화음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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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르디 3도는 1500년 무렵 마지막 화음에 3도를 쓰기 시작하며 나타났고, 16세기 후반에는 상당히 흔해졌음(Apel 1969, 677). 팔레스트리나 미사곡에서는 마지막 화음의 약 85%가 장3화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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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LP에서는 작품 번호를 단순히 10번으로 적었음. 원전의 성부 번호는 책의 순서대로 Supranus 24(XXIIII), Altus 26(XXVI), Tenor 25(XXV), Bassus 23(원전 색인에는 22로 적힘), Quinta Pars 25(XXV)임. 전사는 현대 기보법을 쓰지만 원래 음높이와 음가는 보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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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전달을 중시한 경향은 팔레스트리나에게 특히 두드러졌으며, 트리엔트 공의회가 당시 음악의 변화를 검토할 때 이를 받아들였다고도 전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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