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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온음계 선법

Open Music Theory 한글판 ·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


20세기 초 작곡가들은 장·단조를 당연한 바탕으로 두지 않고 음재료를 새로 고르기 시작했음. 불협화음의 해방과 무조성만 그 흐름의 전부는 아니었고, 온음계 선법도 음색과 중심음을 다르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선택지였음. 이 글은 중세 교회선법의 뜻과 오늘날 흔히 쓰는 선법 개념을 구분한 뒤, 실제 음악에서 선법을 듣고 판별하는 방법을 다룸. 기본 음계 배열은 〈디아토닉 모드와 크로매틱 스케일 개요〉에서 먼저 확인해도 됨.

중세 교회선법에서는 음역도 규칙이었음

섹션 제목: “중세 교회선법에서는 음역도 규칙이었음”

장·단조가 서양 고전음악을 지배하기 전에는 여러 선법이 음악의 중심 역할을 했음. 흔히 교회선법·백건반 선법·그레고리안 선법이라고 부르는 체계임. 같은 온음계 음을 써도 어느 음을 종지음(final)으로 삼는지에 따라 선법이 달라지며, 역사적 교회선법에서는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음.

  1. 어떤 온음계 음집합을 쓰는가
  2. 어떤 음을 종지음으로 삼는가
  3. 다른 음이 종지음과 어떤 위계를 이루는가
  4. 선율이 주로 어느 음역에서 움직이고 어떤 윤곽을 갖는가

앞의 세 가지는 조성음악을 배울 때도 익숙하지만, 네 번째가 교회선법의 중요한 차이임. 정격(authentic) 선법은 종지음에서 한 옥타브 위까지를 주 음역으로 삼고, 변격(plagal) 선법은 종지음 아래 완전4도부터 위 완전5도까지를 주로 씀. 그래서 같은 종지음을 가진 정격·변격 한 쌍도 같은 것으로 보지 않았음.

정격 선법종지음테너(낭송음)변격 선법종지음테너(낭송음)
도리안DA하이포도리안DF
프리지안EC하이포프리지안EA
리디안FC하이포리디안FA
믹솔리디안GD하이포믹솔리디안GC

정격 선법의 테너는 대체로 종지음 위 완전5도, 변격 선법의 테너는 대체로 종지음 위 단3도에 놓임. 프리지안처럼 그 일반 규칙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음. 이런 음역과 테너의 규칙까지 함께 볼 때에만 중세 선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음.

오늘날의 선법: 같은 음계, 다른 으뜸음

섹션 제목: “오늘날의 선법: 같은 음계, 다른 으뜸음”

20·21세기 음악에서 선법을 다시 쓸 때에는 정격·변격의 구별을 거의 쓰지 않음. 곡의 음역이 한 옥타브를 훌쩍 넘는 일이 많고, 후기 교회선법인 이오니안과 에올리안도 다른 선법과 똑같이 다루기 때문임. 오늘날에는 대개 장음계를 회전시킨 음계, 그리고 그 음계의 중심 음류 또는 으뜸음이라는 뜻으로 선법을 씀.

같은 C장조의 백건반을 쓰면 C에서 시작할 때 이오니안, D에서 시작할 때 도리안, E에서 시작할 때 프리지안, F에서 시작할 때 리디안, G에서 시작할 때 믹솔리디안, A에서 시작할 때 에올리안이 됨. 이것이 상대적 관점임. 연주와 분석에서는 같은 으뜸음을 놓고 장조·자연단음계와 무엇이 달라지는지 보는 병행적 관점도 훨씬 유용함.

선법으뜸음 위 3도장조·자연단음계와 비교한 특징음C장조 백건반으로 볼 때
이오니안장3도장조와 같음C에서 시작
믹솔리디안장3도(\flat\hat{7})G에서 시작
리디안장3도(\sharp\hat{4})F에서 시작
에올리안단3도자연단음계와 같음. 이끈음으로 올린 7음이 없음A에서 시작
도리안단3도자연단음계보다 (\sharp\hat{6})D에서 시작
프리지안단3도자연단음계보다 (\flat\hat{2})E에서 시작

Vincent Persichetti는 이런 차이를 특징음(characteristic note)이라고 불렀음. 으뜸음 위 3도가 장3도면 이오니안·믹솔리디안·리디안 계열, 단3도면 에올리안·도리안·프리지안 계열로 먼저 들림. 그 뒤에 특징음을 잡으면 선법의 색채가 분명해짐.

으뜸음은 음계표만 보고 정해지지 않음

섹션 제목: “으뜸음은 음계표만 보고 정해지지 않음”

청자는 익숙한 장·단조로 모든 음악을 들으려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작곡가는 선법의 으뜸음을 일부러 강하게 잡아 주곤 함.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으뜸화음을 꼭 강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임. 으뜸음 하나만으로도 중심을 만들 수 있음.

  • 으뜸음을 자주 되풀이함.
  • 으뜸음을 길게 끌어 아고긱 악센트를 만들거나, 지속저음(drone)으로 깔아 둠.
  • 강박에 으뜸음을 놓음.
  • 으뜸음을 가장 낮은 음으로 둠.
  • 구절이나 곡을 으뜸음에서 마침.

음계가 같아도 이 중심음이 다르면 선법도 달라짐. 음표를 먼저 세기보다 어느 음이 쉬는 자리·낮은 자리·긴 자리를 차지하는지 들어야 하는 이유임.

장성·단성 계열과 특징음으로 선법을 가르는 원문 도식

원문 예시 5. 선법을 가르는 판별 도식

으뜸음을 찾은 뒤 그 위 3도가 장3도인지 단3도인지 봄. 장3도라면 이오니안·믹솔리디안·리디안 쪽이고, 단3도라면 에올리안·도리안·프리지안 쪽임. 이 단계는 여섯 선법을 두 갈래로 줄여 줌.

으뜸음 바로 아래 반음인 이끈음 (\hat{7})과, 온음 아래인 내린 7음 (\flat\hat{7})을 구별함. 장성 으뜸화음인데 7음이 내려가 있으면 믹솔리디안임. 단성 으뜸화음에서 7음이 올라 이끈음으로 들리면 자연단음계 선법이 아니라 보통의 단조 문법으로 돌아간 경우임.

장성 갈래에서 4음이 올라가 (\sharp\hat{4})로 들리면 리디안, 그렇지 않으면 이오니안임. 단성 갈래에서는 2음이 내려가 (\flat\hat{2})면 프리지안, 6음이 올라가 (\sharp\hat{6})면 도리안임. 2·6·7음이 자연단음계와 같으면 에올리안으로 판단함.

이 과정은 선법이 잠깐 나타나는 악절에도 적용할 수 있음. 다만 임시표 하나만 보고 선법을 확정하지 말고, 그 음이 중심음과 맺는 관계와 반복되는 자리를 함께 들어야 함.

세계의 선법을 백건반으로 축소하면 안 됨

섹션 제목: “세계의 선법을 백건반으로 축소하면 안 됨”

유럽 밖의 음악 문화에도 음을 조직하는 방식이 아주 많음. 1900년 무렵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작곡가들도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음악, 인도의 라가, 중국·발칸 지역 음악 등을 찾아보기 시작했음. 그 만남은 20세기 음악 전반에 큰 영향을 남겼지만, 서양 작곡가가 복잡한 체계를 몇 개의 음으로만 평평하게 다뤄 버린 사례도 많았음.

  • 인도의 라가
  • 아랍의 마캄과 튀르키예의 마캄
  • 발리의 펠로그와 슬렌드로
  • 유대교 기도 선법
  • 페르시아의 다스트가
  • 일본의 여러 음계

이 체계들은 서양 이론에서 말하는 선법과 닿는 부분이 있어도, 같은 음 높이를 쓴다고 같은 것이 되지 않음. 특징적인 선율 진행, 꾸밈음, 음의 억양, 연주 관습, 언제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관한 규칙까지 함께 갖춘 음악 언어임. 따라서 음집합만 떼어 와 ‘이국적인 선법’이라고 부르는 분석은 그 음악을 설명하지 못함.

원문: Diatonic Modes
교회선법의 역사적 규칙, 현대 선법의 특징음과 중심음, 선법 판별법을 다루는 Open Music Theory 원문.
https://viva.pressbooks.pub/openmusictheory/chapter/diatonic-m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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