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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러시아 5인조와 초기 러시아 피아노 음악

15.1. 러시아 5인조와 초기 러시아 피아노 음악 이미지 1

19세기 중반 러시아의 음악계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교향곡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며, 전문적인 음악 교육 역시 서유럽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음. 이러한 상황에 반발하여, 서유럽의 학문적인 음악이 아닌, 러시아의 민중과 영혼에 뿌리를 둔 진정한 러시아 음악을 만들고자 했던 작곡가들이 등장함. 이들이 바로 밀리 발라키레프(Mily Balakirev)를 중심으로 한 세자르 쿠이(César Cui),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Modest Mussorgsky),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Nikolai Rimsky-Korsakov), 알렉산드르 보로딘(Alexander Borodin)이며, 비평가 블라디미르 스타소프는 이들에게 러시아 5인조(The Mighty Five)라는 별명을 붙여줌.

발라키레프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전문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군인(쿠이, 무소르그스키), 해군 장교(림스키-코르사코프), 화학자(보로딘)였음. 이들은 서유럽 음악원의 ‘규칙’과 ‘세련미’를 불신했으며, 대신 러시아 정교회의 종소리, 민요의 투박한 선율과 불규칙한 박자, 그리고 러시아 동부 지역의 이국적인(oriental) 음계 등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었음.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오페라와 교향시였지만, 피아노 음악 분야에서도 이러한 그들의 이념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들이 나옴.

  • 밀리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Islamey)

코카서스 지방의 민속 춤을 바탕으로 한 동양풍 환상곡.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에 비견될 만큼 극도로 어려운 기교를 요구하는 작품으로, 러시아 피아니즘의 오리엔탈리즘 전통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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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Pictures at an Exhibition)

5인조의 음악적 이상이 피아노 위에서 가장 완벽하게 구현된 최고의 작품.

이 작품은 요절한 친구인 건축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를 보고, 그 그림들에서 받은 인상을 10개의 모음곡으로 그려낸 것임.

각 그림을 묘사한 곡들 사이사이에, 전시회장을 거니는 작곡가 자신의 모습을 그린 ‘프롬나드(Promenade)’ 주제가 반복되며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함. 쇼팽이나 리스트의 세련된 피아니즘과는 완전히 다른, 지극히 독창적인 어법을 보여줌.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사용하여 ‘껍질 깐 햇병아리들의 발레’의 쪼는 소리를 묘사하거나, 무겁고 투박한 화음으로 ‘폴란드의 소달구지(Bydło)’의 둔중함을 그려내는 등, 소리를 통해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그려내는 ‘음악적 리얼리즘’을 추구함. 특히 마지막 곡 ‘키예프의 대문’에서는 러시아 정교회의 종소리와 찬가가 울려 퍼지는 듯한 장대하고 웅장한 음향을 만들어냄.

러시아 5인조는 서유럽 중심의 음악사에 반기를 들고, 자국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음악 어법을 창조해 냄. 특히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피아노를 묘사적인 음향을 만들어내는 도구로 활용하여, 이후 드뷔시와 같은 작곡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길을 열었음.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중 ‘키예프의 대문’

피아노 :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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