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속도, 리듬, 셈여림
Fundamentals of piano practice
섹션 제목: “Fundamentals of piano practice”© 2009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 name, Chuan C. Chang, and this copyright statement are included.
피아노 연습의 원리 한글판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
말은 걷는 동작의 속도만 계속 올려 전력 질주하지 못함. 걷기, 속보, 구보를 거치며 보법을 바꿈. 걷는 동작을 질주 속도까지 억지로 끌어올리면 자기 발굽끼리 부딪혀 다칠 수 있음.
피아노도 속도가 오르면 손의 움직임이 달라짐. 손가락 힘만 키워서는 해결되지 않음. 손가락은 열 개나 되고 움직임도 말의 다리보다 훨씬 복잡하므로, 앞선 피아니스트들이 찾아낸 여러 동작을 배우고 악절에 맞는 동작을 새로 발견해야 속도가 열림.
손이 편해지는 속도를 찾음
섹션 제목: “손이 편해지는 속도를 찾음”짧은 구간을 골라 오른손과 왼손을 따로 연습함. 이 책의 연습법으로 속도를 빠르게 올린 뒤, 짧은 구간이 편해지면 범위를 조금씩 넓힘.
손을 억지로 재촉하지 않음. 한 손이 피로해지기 전에 다른 손으로 바꿈. 쉬고 있던 손은 자연히 더 빨리 움직이려 하므로, 그 손이 편안하게 낼 수 있는 최고 속도까지만 올라감.
가장 중요한 원칙은 틀린 동작을 연습하지 않는 것임. 현재 동작으로 불가능한 일을 억지로 시도하는 것도 같음.
메트로놈에 맞춰 속도를 조금씩 올리는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 있음. 올바른 속도 연습에서는 갑자기 빨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다시 느려지기도 함. 피로가 오면 손이 저절로 느려져야 나쁜 습관을 피할 수 있음. 그때 다른 손으로 바꿈. 메트로놈은 이런 변화를 자유롭게 허용하지 않음.
천천히 올리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음.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느린 속도의 동작을 손에 굳힐 수 있음. 정해진 간격보다 손이 편안하게 움직이는 속도를 기준으로 삼음.
새로운 동작은 짧게 시험함
섹션 제목: “새로운 동작은 짧게 시험함”새로운 동작을 찾으려면 현재 실력보다 빠른 속도를 잠깐 시험할 필요가 있음. 다만 탐색에 필요한 만큼만 해 봄. 동작을 찾으면 곧바로 속도를 낮추고 정확하게 연습함.
아직 만나지 못한 속도에서만 드러나는 동작도 많음. 레슨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그 동작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함.
빠른 동작을 찾으려면 속도를 빨리 올려야 하지만, 너무 빠르게 쳐서 나쁜 습관을 만들면 안 됨. 서로 반대처럼 보이는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연습법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음. 여러 해 동안 경험하고 시험하면서 익혀야 함.
음악성도 속도에 영향을 줌. 음을 정확히 치기만 해도 음악이 자연스러워지고 속도가 편해지는 경우가 많음. 「엘리제를 위하여」처럼 모두가 잘 아는 선율에 초보자가 임의의 표현을 지나치게 더하면, 익숙한 좋은 연주와 바로 비교되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들림.
최고 속도를 찾은 뒤에는 다시 낮춤
섹션 제목: “최고 속도를 찾은 뒤에는 다시 낮춤”최종 속도에 도달하는 일은 시작일 뿐임. 가까이 다가가면 오히려 속도를 낮추며 정확도를 다듬어야 함.
한 손 연습에서 손을 바꾼 직후에는 쉬었던 손이 피로와 긴장 없이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음. 그러나 그 속도에서는 금방 지침. 그때 계속 밀어붙이지 말고 속도를 낮춰 정확하게 연습함.
이 과정을 양손에서 번갈아 반복하면 속도의 벽과 빠른 연주 후 실력 저하를 피할 수 있음. 손을 바꿀 때마다 편안하게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도 조금씩 높아짐.
알맞은 동작을 찾는 순간 속도가 한꺼번에 뛰기도 함. 중간 속도가 더 빠른 속도보다 어려운 경우도 있음. 말이 구보와 질주 사이의 어중간한 속도에서 보법을 자꾸 바꾸는 것과 비슷함.
메트로놈이 우연히 이런 중간 속도에 맞춰지면, 손은 편하지 않은 동작을 붙잡고 긴장만 키울 수 있음. 메트로놈을 끄면 편한 속도에서 다음 편한 속도로 건너뛸 수 있음.
디지털 피아노에서의 연습
섹션 제목: “디지털 피아노에서의 연습”디지털 피아노는 가장 가벼운 터치 설정에서 새로운 테크닉을 먼저 익힘. 동작이 안정되면 가장 무거운 설정에서도 연습함. 일반적으로 어쿠스틱 피아노가 디지털 피아노보다 무겁게 느껴지므로, 다른 피아노에서도 연주할 준비가 됨.
조율사가 어쿠스틱 피아노의 건반 무게를 원하는 값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은 정적인 무게에만 해당함. 속도가 붙으면 동적인 무게가 더 중요해짐. 이 무게는 마음대로 줄일 수 없고, 정적인 무게를 낮췄다가 동적인 무게가 오히려 커질 수도 있음.
대부분의 디지털 피아노도 ‘가벼운 터치’를 선택한다고 건반을 누르는 힘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음. 같은 타건에 더 크고 밝은 소리가 나도록 소프트웨어가 반응할 뿐임.
오래된 어쿠스틱 피아노는 해머가 눌리고 단단해져 가볍게 느껴질 수 있음. 그러나 이런 해머는 피아니시모를 내기 어렵고 빠른 연주도 까다로울 수 있음. 조율사가 해머를 제대로 보이싱하면 건반 무게를 건드리지 않아도 피아노가 더 무겁게 느껴질 수 있음.
무게가 거의 없는 값싼 키보드는 속도 연습에 도움이 되지 않음. 애초에 빠른 피아노 테크닉을 다룰 구조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임.
빠른 근육과 느린 근육
섹션 제목: “빠른 근육과 느린 근육”근육 묶음에는 빠른 움직임에 알맞은 근육과 오래 버티는 데 알맞은 근육이 함께 있음. 느린 근육은 힘과 지구력에, 빠른 근육은 통제와 속도에 유리함.
어떻게 연습하느냐에 따라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발달함. 테크닉을 기를 때는 빠른 근육을 써야 함. 같은 자세로 힘만 버티는 운동이나 근력 위주의 연습을 피함.
빠르게 움직인 뒤 일이 끝나는 순간 바로 힘을 뺌. 스모 선수의 근육이 피아니스트보다 훨씬 많아도 건반 위에서는 피아니스트가 더 빠른 이유임. 손가락을 강하게 만든다며 하농 같은 연습을 몇 시간씩 하면 느린 근육을 더 키울 수 있음.
리듬에는 타이밍과 셈여림이 함께 들어 있음. 두 요소에는 다시 형식적인 규칙과 음악의 논리에 따른 변화가 있음. 리듬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눈에 보이는 형식보다 논리적인 층위가 훨씬 미묘하기 때문임. 예상하지 못한 악센트도 셈여림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
형식적인 박자
섹션 제목: “형식적인 박자”형식적인 타이밍은 악보 처음의 박자표에서 확인함. 대표적인 박자는 다음과 같음.
-
왈츠 박자: 3/4
-
보통박자: 4/4
-
알라 브레베 또는 자른박자: 2/2
-
2/4박자
분자는 한 마디에 들어가는 박 수를 알려 줌. 3/4박자에는 세 박이 있음. 4/4박자는 가장 흔하며 C로 표시하기도 함. 2/2박자는 C 가운데에 세로선을 그어 나타냄.
분모는 한 박의 기준 음표를 알려 줌. 3/4박자는 4분음표 세 개가 한 마디를 이룸.
대부분의 박은 두 음이나 세 음 묶음으로 나뉨. 특수한 효과를 노리고 한 박을 5, 7, 9개의 음으로 나누는 드문 예도 있음. 보통 각 묶음의 첫 음에 악센트가 붙고, 박을 시작하는 음에는 더 강한 악센트가 붙음.
반복이 리듬을 만듦
섹션 제목: “반복이 리듬을 만듦”반복은 리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
음악은 다음에 올 일을 기대하게 만들고, 실제로 그 일이 나타나면서 긴장을 풀어 줌. 리듬을 반복하면 듣는 사람은 무엇이 올지 알면서도 매번 해결되는 만족을 느낌.
시간은 누구도 멈출 수 없지만 같은 리듬을 반복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짐. 반복을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다루는 듯한 효과도 낼 수 있음. 리듬이 없는 음악에서는 시간 자체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음.
리듬은 따로 연습함
섹션 제목: “리듬은 따로 연습함”리듬을 별도의 연습 과제로 정하고 시간을 떼어 둠. 이때는 메트로놈도 도움이 됨.
먼저 박자표와 실제 연주가 일치하는지 확인함. 곡을 외워서 칠 수 있어도 머릿속 기억만 믿으면 안 됨. 악보로 돌아가 모든 음을 다시 살핌.
‘이렇게 치면 듣기 좋다’는 이유만으로 악센트를 임의로 정하지 않음. 박자표에 따라 어느 음에 형식적인 악센트가 놓이는지 먼저 확인함. 그다음 어떤 해석이 음악에 맞는지 판단하고, 작곡가가 특별한 효과를 노리고 기본 규칙을 어긴 곳을 찾음.
규칙을 어긴 것처럼 들려도 실제로는 박자표가 정확하고, 작곡가가 일부러 직관과 어긋나게 만든 경우가 더 많음.
베토벤 열정 소나타의 시작
섹션 제목: “베토벤 열정 소나타의 시작”베토벤 「열정 소나타」 Op. 57의 시작에는 아르페지오처럼 들리는 음형이 나옴. 보통 도-미-솔 아르페지오라면 첫 음인 도에 박이 놓임. 그런데 베토벤은 아르페지오의 세 번째 음으로 마디를 시작함. 첫 마디만 앞의 두 음을 담은 불완전한 마디임. 그래서 첫 음이 아니라 세 번째 음에 악센트가 놓이는 특이한 리듬이 만들어짐.
35마디에서 주제가 나타나면 이유를 알 수 있음. 시작의 아르페지오는 주제를 뒤집어 단순화한 모습임. 베토벤은 선율을 보여 주기 전에 리듬만으로 주제를 미리 들려준 것임.
이 음형을 낯선 음정만큼 높여 다시 반복하는 것도 리듬을 확실히 기억시키려는 장치임. 교향곡 5번의 ‘운명 동기’를 낮은 음에서 다시 들려주는 방식과 닮았음.
쇼팽 「환상 즉흥곡」 5마디의 오른손 첫 음은 두 번째 음보다 여리게 쳐야 함. 곡은 2/2박자지만 오른손만 4/4박자로 생각하며 연습해 보면 엉뚱한 음에 악센트가 붙는 일을 막을 수 있음.
양손에서도 리듬을 다시 확인함
섹션 제목: “양손에서도 리듬을 다시 확인함”한 손으로 리듬을 점검했어도 양손을 시작할 때 다시 살핌. 리듬이 틀리면 보통 빠른 속도로 연주할 수 없음. 속도가 유난히 오르지 않는다면 음보다 리듬부터 의심해 봄.
잘못 이해한 리듬은 속도의 벽과 양손 문제를 자주 만듦. 반복 횟수를 아무리 늘려도 틀린 리듬으로는 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함. 아웃라이닝은 이런 오류를 찾고 고치는 데 효과가 큼.
양손 연습을 시작할 때 리듬을 과장하면 두 손을 맞추기 쉬움. 이후 sf와 악센트 기호를 찾음. 이런 표시가 음악의 논리를 안내함.
리듬은 속도와도 밀접함. 베토벤 작품 가운데 상당수는 일정한 속도 이상으로 연주해야 리듬의 감정과 선율선이 살아남음.
리듬은 두뇌의 처리 속도나 심장 박동처럼 자연에 존재하는 속도와도 이어짐. 음악이 두뇌보다 아주 조금 앞서면 지루해지거나 한눈팔 틈 없이 흐름을 따라가게 됨. 너무 멀리 앞서면 듣는 사람이 길을 잃음.
빠진 음을 임시로 되살림
섹션 제목: “빠진 음을 임시로 되살림”복잡한 리듬에서 중요한 음이 빠져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음. 베토벤 「비창 소나타」 2악장이 좋은 예임.
17~21마디에서는 왼손의 반복 화음이 2/4박자를 계속 들려주므로 오른손을 맞추기 쉬움. 22마디에서는 왼손의 중요한 박 음들이 빠져 오른손의 복잡한 리듬을 잡기 어려워짐.
연습할 때만 왼손의 빠진 음을 임시로 복원함. 박을 분명히 들으면서 오른손의 올바른 리듬을 익힌 뒤 원래 악보로 돌아감.
셈여림과 악센트
섹션 제목: “셈여림과 악센트”박자마다 기본적인 악센트 배열이 있음. 가장 강한 음을 1, 그보다 여린 음을 2, 3, 4로 적으면 다음과 같음.
-
빈 왈츠 3/4: 1-3-3
-
마주르카: 3-1-3 또는 3-3-1
-
4/4박자: 1-3-2-3 또는 1-3-2-4
-
2/2와 2/4박자: 1-2-1-2
싱코페이션은 악센트를 기본 위치와 다른 곳에 둔 리듬임. 4/4박자를 2-3-1-3이나 2-3-3-1처럼 만들 수 있음.
악구는 대체로 여리게 시작하고 여리게 끝남. 그러나 대부분의 리듬은 첫 박에 악센트가 있음. 많은 곡이 갖춘마디가 아니라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는 이유임. 첫 박의 강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임.
「생일 축하 노래」도 첫 악센트는 ‘생일’ 앞의 짧은 시작음이 아니라 뒤이어 오는 중심 음절에 놓임.
음악의 논리가 형식에 변화를 줌
섹션 제목: “음악의 논리가 형식에 변화를 줌”작곡가는 기본 박자에서 타이밍과 셈여림을 바꾸며 음악의 논리를 더함.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음악에는 거의 늘 나타남.
타이밍의 변화에는 아첼레란도, 리타르단도, 루바토 등이 있음. 셈여림의 변화에는 크레셴도와 디미누엔도, 포르테, 피아니시모, 스포르찬도 등이 있음.
베토벤 「템페스트 소나타」 Op. 31 No. 2의 3악장에는 형식과 논리의 관계가 잘 드러남.
처음 세 마디에서는 같은 구조가 세 번 반복되며 기본 박자를 그대로 따름. 43~46마디에서는 오른손의 같은 구조 여섯 개를 네 마디 안에 넣어야 함. 오른손 여섯 묶음을 똑같이 강조하면 틀림. 왼손은 기본 박자를 분명하게 들려주므로 그 리듬을 오른손에 옮겨 맞춤.
47마디와 55마디의 예상 밖 sf는 기본 박자와 관계없지만 음악의 논리에는 반드시 필요함. 음 배열은 비교적 단순해도 셈여림을 제대로 살리기는 어려움. 베토벤의 표시가 없다면 정확한 악센트를 짐작하기 힘듦.
대부분의 구간에서는 형식적인 악센트가 연주법을 알려 주고, 뜻밖의 논리적 악센트가 더 높은 음악적 흐름을 만듦. 셈여림만으로도 하나의 언어가 되며, 기본 규칙을 깨는 순간 새로운 음악적 논리가 생길 수 있음.
© 2016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hip, Chuan C. Chang, is included.
이 글에 관련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에도 게시하고 있습니다. 질문이나 토론은 갤러리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