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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건반악기를 위한 변주곡과 협주곡

하이든의 건반 음악은 소나타 외에 변주곡과 협주곡이라는 두 장르를 통해 더욱 풍성해짐.

특히 변주곡 장르에서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형식을 창조하며 깊은 예술성을 보여주었지만, 협주곡 분야에서는 동시대의 모차르트만큼 혁신적인 성취를 이루지는 못했음. 이 두 장르에 대한 평가는 서로 엇갈리지만, 이를 통해 하이든의 또 다른 음악적 면모를 볼 수 있음.

독창적인 하이든의 변주곡

변주곡은 하나의 주제를 제시하고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시켜 나가는 형식임. 하이든은 이 전통적인 형식에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더했는데, 바로 ‘이중 변주곡(double variations)’ 형식임.

이는 하나의 주제가 아닌,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주제를 번갈아 가며 변주하는 방식임. 보통 첫 번째 주제는 단조의 비극적인 성격을, 두 번째 주제는 같은 으뜸음의 장조(parallel major)로 된 밝고 서정적인 성격을 띠어, 곡 전체에 걸쳐 어두움과 밝음, 긴장과 이완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극적인 대비를 만들어냄.

6.4. 건반악기를 위한 변주곡과 협주곡 이미지 1

이러한 하이든의 변주곡 작법이 최고의 경지에 오른 작품이 바로 변주곡 F단조, Hob.XVII:6임. <자필 악보>

1793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18세기 건반 변주곡 중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음. 애수 어린 F단조의 주제와 위안을 주는 듯한 F장조의 주제가 차례로 제시되고, 각 주제는 점차 꾸밈이 많아지고 리듬이 잘게 쪼개지는 방식으로 정교하게 변주됨.

이 곡은 당시 빈에서 활동하던 여성 피아니스트 바르바라 폰 플로이어(Barbara von Ployer)에게 헌정되었음. 바르바라는 모차르트의 제자로 더 잘 알려진 여성 연주자임.

이 곡의 백미는 마지막 부분의 길고 자유로운 코다(Coda)임. 여기에서 음악은 정형적인 변주의 틀을 벗어나, 마치 즉흥연주처럼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이는 고전주의의 균형미를 넘어 낭만주의 시대의 몰아치는 느낌을 듣는 듯함.

하이든의 키보드 소나타와 변주곡들은 대부분 전문 연주자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아마추어 연주자(주로 귀족 부인이나 자제들)가 직접 연주하고 즐길 수 있도록 작곡됨. 그래서 ‘가정용 살롱 레퍼토리‘라고 부르기도 함.

갈랑 양식을 잇는 협주곡

하이든이 남긴 10여 곡의 건반 협주곡들은 대부분 그의 초기 작품들임. 이 곡들은 그가 직접 연주하거나 제자들의 교육을 위해 쓴 것으로 보이며, 주로 하프시코드나 초기 포르테피아노, 혹은 오르간을 위해 작곡되었음.

음악적 스타일은 대체로 전고전주의의 갈랑 양식에 머물러 있으며,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경쟁하고 대화하는 극적인 협주곡이라기보다는, 오케스트라가 독주자를 예의 바르게 뒷받침하는 가볍고 사교적인 성격이 강함.

이 때문에 모차르트가 피아노 협주곡 장르에서 이룬 혁신적인 성취와 비교될 때, 역사적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기도 함.

하지만 이 중에서도 건반 협주곡 D장조, Hob.XVIII:11은 예외적으로 오늘날까지 큰 사랑을 받으며 자주 연주됨. 1782년경에 작곡되어 그의 후기 양식에 속하는 이 곡은 밝고 화려하며 독주자에게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함.

이 협주곡의 인기는 마지막 3악장  헝가리풍의 론도(Rondo all’Ungarese)덕분인데 여기서 하이든은 집시 음악을 연상시키는 격렬한 리듬, 강렬한 악센트, 그리고 이국적인 선율을 사용하여 화려한 분위기를 만들어냄.

이는 그의 음악에 깊이 뿌리내린 민속적 요소가 가장 성공적으로 발현된 사례 중 하나임.

결론적으로, 하이든은 협주곡 장르에서는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변주곡 장르에서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형식과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을 통해 후대의 베토벤과 브람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남겼음.

요제프 하이든 - 변주곡 F단조, Hob.XVII:6

피아노 : 안드라스 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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