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이동

77. 5도권과 음률

© 2009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 name, Chuan C. Chang, and this copyright statement are included.

피아노 연습의 원리 한글판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


PDF의 피타고라스 콤마와 주요 음률 설명은 조율의 핵심 문제를 보여 줌. 그러나 평균율이 피타고라스 음률 직후부터 알려졌다는 연대, 바이올린이 음률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설명, 바흐가 사용한 음률을 거의 알아냈다는 판단에는 역사적·음악학적 문제가 있음.

음률은 음정의 오차를 나누는 방법임

섹션 제목: “음률은 음정의 오차를 나누는 방법임”

고정된 열두 음으로 여러 조를 연주하려면 순정한 음정 몇 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음. 어느 음정을 얼마나 좁히거나 넓힐지 정한 체계가 음률(temperament)임.

12평균율(Equal Temperament, ET)은 옥타브를 같은 비율의 반음 열두 개로 나눔. 모든 조에서 음정 구조가 같아 자유롭게 조옮김할 수 있지만 옥타브를 제외한 음정은 순정비와 조금씩 어긋남.

웰 템퍼러먼트(Well Temperament, WT)는 여러 조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만들면서도 반음의 크기를 똑같이 나누지 않는 음률 계열임. 조마다 3도와 5도의 오차가 달라 서로 다른 색채가 생김.

C에서 완전5도씩 올라가고 필요할 때 옥타브를 내려 같은 음역 안에 놓으면 다음 순서가 나옴.

C - G - D - A - E - B - F♯ - C♯ - G♯ - D♯ - A♯ - E♯ - B♯

이명동음을 같은 건반으로 보면 열두 음을 한 번씩 거쳐 다시 C로 돌아온 것처럼 보임. 4도권은 반대 방향으로 같은 음들을 지남.

음 이름의 원은 닫히지만 순정한 5도를 실제 주파수로 열두 번 쌓으면 일곱 옥타브와 정확히 맞지 않음.

(32)1227\left(\frac{3}{2}\right)^{12} \neq 2^7

왼쪽이 오른쪽보다 약 23.46센트 높음. 이 차이를 피타고라스 콤마라고 부름.

순정한 5도를 계속 쌓고 옥타브를 순정하게 유지하면 원의 한 곳에서 큰 차이를 처리해야 함. 그 결과 매우 넓거나 좁은 음정이 생기며 흔히 ‘울프’라고 부름.

PDF는 피타고라스 음률에서 옥타브가 불협화음이 된다고 설명함. 실제 건반 조율에서는 보통 옥타브를 2:1로 맞추고 콤마의 차이를 5도 한 곳이나 여러 5도에 나눔. 문제가 되는 것은 마지막 옥타브 하나라기보다 열두 개의 5도와 일곱 옥타브가 동시에 모두 순정할 수 없다는 점임.

음률중심 원리장점대가
피타고라스 음률순정한 5도 3:2를 중심으로 음을 만듦4도와 5도가 맑음3도가 크게 어긋나며 울프가 남음
중전음률5도를 조금 좁혀 장3도를 순정에 가깝게 만듦자주 쓰는 조의 3도가 맑음먼 조에서 큰 울프가 생김
웰 템퍼러먼트콤마를 불균등하게 나누어 모든 조를 사용할 수 있게 함조마다 음정과 색채가 다름어떤 조는 다른 조보다 거칠게 들림
12평균율콤마를 열두 5도에 균등하게 나눔모든 조의 구조가 같고 조옮김이 쉬움옥타브 외의 순정 음정을 포기함

키른베르거, 베르크마이스터, 발로티와 영은 서로 다른 웰 템퍼러먼트임. 어느 하나를 보편적으로 ‘최고’라고 정할 수 없음. 작품, 악기, 합주와 원하는 조성 색채에 따라 선택이 달라짐.

평균율의 역사는 직선으로 발전하지 않았음

섹션 제목: “평균율의 역사는 직선으로 발전하지 않았음”

PDF는 피타고라스 음률이 생긴 뒤 약 100년 안에 평균율이 알려졌다고 씀. 정확한 12평균율의 수학적 정식화는 훨씬 뒤의 일임. 명나라의 주재육은 1584년에 12평균율을 정밀하게 계산했고, 유럽에서도 거의 같은 시기에 독립적인 계산이 나왔음.[1]

평균율이 한순간에 모든 건반악기의 표준이 된 것도 아님. 악기 제작, 조율 기술, 조바꿈이 많은 음악, 합주와 교육의 요구가 변하면서 여러 음률이 오랫동안 함께 쓰였음.

원문은 평균율이 너무 어려워 전문 조율사만 정확히 할 수 있었고, 표준화가 조율사의 직업을 보장했다고 추정함. 평균율 조율에 높은 숙련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경제적 동기를 표준화의 원인으로 볼 자료는 제시하지 않음.

바이올린도 상황에 따라 음정을 조절함

섹션 제목: “바이올린도 상황에 따라 음정을 조절함”

바이올린의 네 개 개방현은 보통 순정한 5도에 가깝게 맞춤. 지판에 프렛이 없어 연주자가 선율, 화음과 함께 연주하는 악기에 맞춰 음높이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음.

그래서 피아노처럼 하나의 음률에 완전히 고정되지는 않지만 음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님. 개방현, 겹음, 현악 합주와 피아노 반주에서는 어떤 음정을 기준으로 맞출지 선택해야 함. 비브라토도 음률의 어긋남을 감추기 위해서만 쓰는 기술이 아님. 음색과 표현, 음의 연결에 더 넓은 역할을 함.

PDF는 파가니니가 특별한 연주를 하려고 개방현을 몰래 조절했을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사료를 붙이지 않음. 확인된 연주법으로 받아들이지 않음.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섹션 제목: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한국어 제목에 ‘평균율’이 들어가지만 원제의 wohltemperiert는 현대의 12평균율만을 가리키지 않음. 모든 장·단조를 사용할 수 있는 잘 조정된 음률을 뜻함.

바흐가 정확히 어떤 음률을 썼는지는 확정되지 않았음. 브래들리 리먼은 2005년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표지의 장식 문양을 조율 지시로 읽는 해석을 제시했음. 문양만으로 하나의 음률을 유일하게 결정할 수 없다는 반론과 다른 해독도 이어졌음.[2][3]

따라서 PDF처럼 “바흐가 사용한 음률을 꽤 정확히 알게 되었음”이라고 단정하지 않음. 특정 웰 템퍼러먼트를 골라 작품의 조성 색채를 비교하는 실험은 가능하지만, 그 결과가 바흐의 실제 조율법을 증명하지는 않음.

불균등한 웰 템퍼러먼트에서는 조마다 장3도와 5도의 오차가 다름. 맑은 조와 긴장이 큰 조가 생기므로 같은 선율을 조옮김하면 음정 색채도 달라짐.

12평균율에서는 모든 조의 음정 구조가 같음. 조성에 따른 음색 차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님. 피아노의 음역, 현의 굵기, 인하모니시티, 운지와 악기 공명도 소리를 바꿈. 여기서 말하는 ‘조성 색채가 사라짐’은 조율 간격이 조마다 달라서 생기는 차이가 없어진다는 뜻임.

영 음률이 최고의 웰 템퍼러먼트라는 말은 PDF 저자의 선호임. 키른베르거가 언제나 가장 순정한 화음을 준다는 표현도 음률의 판본과 연주 조성에 따라 달라짐.

PDF는 쇼팽이 검은건반이 많은 먼 조성을 자주 사용했으므로 웰 템퍼러먼트의 울프를 피하려 평균율이 더 알맞았을 것이라고 추정함. 당시 조율사가 어떤 음률을 썼는지 확인할 기록은 부족함.

조율사의 자살을 언급한 일화도 출처가 없고 쇼팽의 음률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지 못함. 쇼팽 작품이 평균율에 잘 맞는다는 현대의 연주 경험과 쇼팽이 의도한 조율 체계는 구분해야 함. 관련 분석은 55. 쇼팽 즉흥환상곡과 폴리리듬에서 다룸.

디지털 피아노에 여러 음률이 있다면 같은 짧은 악절을 평균율, 영, 베르크마이스터와 키른베르거로 바꾸어 들어 봄.

  1. 먼저 C장조와 가까운 조의 3도와 5도를 들음.

  2. 조표가 많은 먼 조에서 같은 음정을 비교함.

  3. 같은 곡을 여러 음률로 연주해 화음의 맑음과 긴장을 기록함.

  4. 페달을 길게 쓸 때 맥놀이와 울프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확인함.

  5. 음량을 맞추고 음률 이름을 보지 않은 채 다시 들어 선입견을 줄임.

적응형 조율은 연주 중인 화음과 조성에 따라 음높이를 바꾸는 방식임. 순정한 화음을 늘릴 수 있지만 음이 유지되는 동안 조가 바뀌거나 다른 악기와 합주할 때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음.


© 2016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hip, Chuan C. Chang, is included.

이 글에 관련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에도 게시하고 있습니다. 질문이나 토론은 갤러리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