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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연습 후 향상(PPI)과 수면

© 2009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 name, Chuan C. Chang, and this copyright statement are included.

피아노 연습의 원리 한글판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


테크닉은 크게 두 단계로 생김.

첫 단계는 연습하는 동안 바로 일어남. 새로운 손동작, 병렬 세트, 이완, 암보법 등을 적용하면 그 자리에서 연주가 좋아질 수 있음.

두 번째 단계는 연습을 끝낸 뒤 몸이 변하면서 일어남. 이를 연습 후 향상(Post Practice Improvement, PPI)이라고 함. 신경과 근육을 비롯한 몸의 변화가 이어지며,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나 몇 달이 걸림.

연습 중에는 진전되는 정도를 계속 살핌. 보통 10분쯤 지나면 반복을 더해도 얻는 것이 줄기 시작함. 그 지점에 닿으면 멈추는 편이 좋음.

제대로 연습했다면 그 자리에서 별 진전이 없어 보여도 며칠 동안 PPI가 이어질 수 있음. 전날 잘 안 되던 악절이 다음 날 갑자기 편해지는 이유임. 올바르게 연습하면 하루 두 시간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교사가 많은 것도 PPI와 관련 있음.

하나만 지나치게 오래 붙잡기보다 한 번에 여러 과제를 짧게 연습한 뒤, 쉬는 동안 모두 PPI를 얻게 하는 편이 효율적임.

과도한 연습은 긴장, 나쁜 습관, 부상으로 이어져 테크닉을 망칠 수 있음. 다만 PPI를 일으키려면 최소한의 반복도 필요함. 대략 백 번 정도를 기준으로 볼 수 있지만, 빠른 속도로 몇 마디만 반복한다면 몇 분 안에 충분히 채울 수 있음.

열심히 했는데 그 자리에서 좋아지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 않음. 그 악절은 기다려야 하는 단계일 수 있음. 이때 계속 반복하는 일이 오히려 가장 나쁜 선택이 되기도 함.

며칠을 기다려도 PPI가 전혀 없다면 동작이나 연습법을 바꿔야 함. 진전이 없는데 같은 연습만 계속한다면 방법이 잘못된 것임.

막고 있던 문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PPI의 시간도 달라짐.

  • 쓰지 않던 동작이나 근육을 새로 쓰는 적응은 하루처럼 짧은 기간에 나타날 수 있음.

  • 양손 연주처럼 새로운 신경 연결이 필요한 과제는 몇 주가 걸릴 수 있음.

  • 빠른 트릴이나 트레몰로처럼 뇌·신경·근육 세포의 성장과 근육 특성 변화가 필요한 과제는 몇 달이 걸릴 수 있음.

이 책의 연습법은 못 치는 짧은 구간만 골라 반복하므로 PPI에 잘 맞음. 긴 구간을 양손으로 천천히 치면서 속도를 조금씩 올리면 어려운 동작을 충분히 반복할 시간이 부족함. 쉬운 구간과 어려운 구간이 뒤섞여 PPI를 일으킬 자극도 흐려짐.

서로 다른 기술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연습해도 효과가 서로 상쇄될 수 있음. 한 가지 기술을 충분히 연습하고, 마지막에 느리게 한 번 친 뒤 다음 기술로 넘어감. 다음 날까지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됨.

보디빌더의 근육은 역기를 드는 순간 자라지 않음. 운동하는 동안에는 오히려 체중이 줄 수 있음. 몸은 그 뒤 몇 주 동안 자극에 반응하며 근육을 늘림. 피아니스트도 반복 횟수보다 연습이 알맞은 자극을 남겼는지 살펴야 함.

처음 1마일 달리기에 도전한 사람이 4분의 1마일에서 지쳤다고 해 봄. 잠시 쉰 뒤 다시 달려도 비슷한 지점에서 지침. 당장은 향상된 것이 없어 보이지만, 다음 날에는 3분의 1마일까지 갈 수 있음. 이런 변화가 쌓여 마라톤을 달릴 체력이 생김. 피아노 테크닉도 같은 방식으로 누적됨.

골프에서는 어려운 드라이버를 지나치게 많이 휘두르면 스윙이 망가지고, 쉬운 5번 우드로 마무리하면 감각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음. 피아노도 전속력 연주로 끝내면 PPI를 망치기 쉬움. 짧은 구간을 한 손으로 천천히 연주하는 식의 쉬운 동작으로 마무리하는 편이 좋음.

저자는 강한 연습이 세포에 스트레스를 주고, 몸이 그 자극을 보상하는 과정에서 PPI가 일어난다고 설명함. 여기서 ‘세포 사멸’은 단순화한 표현임. 화학적 자극과 물리적 스트레스도 세포 성장에 관여함. 책에서는 《Scientific American》 2014년 10월호의 ‘The Human Cells’를 함께 언급함.

달리는 자동차를 정비하기 어렵듯, 깨어 활동하는 동안에는 몸이 성장과 보수에 온전히 힘을 쓰기 어려움. 잠은 쉬는 시간일 뿐 아니라 몸이 자라고 다시 짜이는 시간임. 아기가 많이 자는 이유도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임.

PPI에는 주요 수면 단계, 특히 렘수면을 포함한 정상적인 밤잠이 필요함. 그날 밤 제대로 자지 못하면 PPI를 느끼지 못할 수 있음.

잠자는 동안 뇌에서는 쌓인 물질을 씻어 내고 부족한 물질을 채우는 정리 과정이 일어남. 연습할 때는 쓸모 있는 동작과 나쁜 습관을 함께 익힘. 나쁜 습관 대부분은 작고 무작위적인 움직임이며, 원하는 동작보다 자극이 약함.

수면 중 뇌가 작고 무작위적인 자극을 정리하면 강하게 반복한 유용한 동작이 주로 남음. 신경학적으로 보면 깨어 있는 동안 시냅스 주변 같은 특정한 자리에 여러 화학물질이 쌓이거나 줄어들고, 잠자는 동안 이를 씻어 내거나 보충함. 약한 자극은 사라지고 강한 자극은 남는 식으로 뇌·신경·근육이 정리됨.

속도의 벽은 작고 무작위적인 실수가 아님. 실력보다 빠르게 치면서 긴장된 동작을 계속 되풀이하면, 그 잘못된 동작 자체가 강한 습관으로 남음.

한 가지 해결책은 그 곡의 연습을 한동안 멈추는 것임. 새 곡을 연습하는 사이 오래된 자극은 밤마다 조금씩 약해짐. 속도의 벽을 다시 강화하지 않으면 마침내 지울 수 있을 만큼 작아짐.

다만 처음부터 속도의 벽을 만들지 않는 이 책의 연습법이 더 나음. 곡을 쉬어서 습관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음.

장기 기억도 수면 중 PPI를 거침. 테크닉과 마찬가지로 연습을 마치기 전에 적어도 한 번은 느리게 연주하고, 그날 밤 충분히 잠을 잠.

시험 전날 밤늦게까지 벼락치기하면 좋지 않은 이유도 같음. 수면 시간을 빼앗고, 새 정보를 한꺼번에 넣어 앞서 배운 내용까지 뒤섞음. 그때 외운 것은 단기 기억에만 머물러 시험 때 사라질 수 있음.

교과서의 핵심 내용을 간단히 복습하고 충분히 자는 편이 나음. 즐거운 영화나 편안한 활동으로 기분을 풀고 자는 것도 수면과 몸 상태에 도움을 줄 수 있음.

다음 날 연주회처럼 걱정거리가 있으면 잠들기 어려움. 이때 호흡 루틴을 활용할 수 있음.

호흡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자율적으로 이어짐. 잠들면 완전히 자율 호흡으로 넘어감. 잠들기 위한 호흡법에서는 의식적으로 세던 호흡을 자율 호흡에 자연스럽게 넘김. 평소 잠자는 시간에 가장 잘 맞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더 어려울 수 있음.

매일 같은 취침 절차와 자세를 정해 두는 것도 도움 됨. 예를 들어 오른쪽으로 누워 자기로 했다면 처음에는 왼쪽으로 누워 있다가 졸릴 때 오른쪽으로 돌아눕는 식으로 자세 자체를 수면 신호로 만듦. 옆으로 잘 때는 눈이 베개에 눌리지 않게 함. 저자는 코골이를 줄이고 배우자 쪽으로 코를 골지 않으려고 오른쪽으로 잔다고 덧붙임.

방법은 일정한 시간 동안 천천히 들이마시고, 멈추고, 내쉬고, 다시 멈추는 것임. 초나 심장 박동을 세어도 됨. 숨을 멈춘 뒤 자연스럽게 다시 쉬고 싶은 감각이 자율 호흡을 불러오는 신호가 됨.

처음부터 천천히 쉬거나 숨을 멈추는 일이 불편하면 가장 편안한 호흡으로 시작함. 얕고 빠른 호흡이어도 괜찮음. 숫자를 세기 시작한 뒤 조금씩 속도를 늦춤. 불편하고 긴장되는 방식은 잠과 이완에 도움이 되지 않음.

출발점으로 다음과 같이 해 볼 수 있음.

  • 5초 들이마심

  • 5초 멈춤

  • 10초 내쉼

  • 5초 멈춤

  • 편안한 범위에서 반복함

잠잘 때는 깊은 호흡보다 편안함이 중요함. 들이마시거나 내쉬고 싶은 감각이 올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감. 익숙해지면 전체 호흡을 조금씩 늦춤. 심박도 함께 느려질 수 있음.

숫자는 심장 박동을 센 횟수임.

  1. 편안하고 얕은 호흡으로 시작함. 3번 들이마시고 4번 내쉬는 식으로 반복함.

  2. 조금씩 늦춤. 4번 들이마시고 5번 내쉼. 다음에는 5번 들이마시고 6번 내쉼.

  3. 멈춤을 넣음. 7번 들이마시고 8번 내쉰 뒤 3번 멈춤. 다음에는 8번 들이마시고 4번 멈춘 뒤 9번 내쉬고 5번 멈춤.

  4. 필요하면 조금 깊게 쉼. 9번 들이마시고 5번 멈춘 뒤 10번 내쉬고 6번 멈춤. 깊은 호흡이 불편하면 이 단계는 건너뜀.

  5. 숫자가 흐트러지면 억지로 붙잡지 않음. 자율 호흡이 시작되면 세던 횟수를 잊고 호흡 간격도 저절로 달라짐.

  6. 생각이 떠돌다가 꿈으로 바뀌게 둠. 계속 세려고 애쓰지 않고 흐름을 넘겨줌.

이 순서를 모두 지킬 필요는 없음. 편한 단계에서 시작하고, 앞뒤로 오가거나 일부를 건너뛰어도 됨.

특히 숨을 내쉰 뒤 다시 들이마시고 싶은 감각이 생기는 순간이 중요함. 자율 호흡이 이어받으면서 멈추는 단계가 저절로 사라질 수 있음. 그러면 바로 들이마심. 잠들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음.

이 방법은 연습이 필요함. 익숙해지면 호흡 루틴 자체가 잠을 켜는 스위치처럼 작동할 수 있음. 매일 같은 취침 절차, 편안한 생각과 함께 사용함.

© 2016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hip, Chuan C. Chang, is inclu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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