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손과 손바닥의 구조와 움직임
피아노를 칠 때 가까운 음에서는 손바닥을 오므리고, 아르페지오나 넓은 화음, 옥타브에서는 다시 벌어짐. 쇼팽 에튀드처럼 음형이 빠르게 바뀌는 곡에서는 손을 오므렸다 펴는 움직임이 거의 끊임없이 이어짐.
그런데 이걸 눈에 보이는 손가락만 벌렸다 오므리는 동작이라고 생각하면 금방 한계에 부딪힘.
보통 손등의 너클 부분에서 손가락이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뼈를 보면 손가락은 그보다 훨씬 안쪽부터 이어져 있음. 손바닥 안에는 각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중수골이 하나씩 있음. 검지,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은 중수골부터 손끝까지 네 개의 뼈가 길게 이어지고, 엄지는 중수골을 포함해 세 개가 이어짐.
해부학에서는 중수골을 손가락이라고 부르지 않음. 하지만 피아노를 칠 때는 눈에 보이는 손가락만 따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말고, 손바닥 안의 중수골까지 손가락의 연장으로 느껴야 함.
뼈 그림을 보면 중수골이 움직이지 않은 채 손을 오므렸다 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 수 있음. 손바닥 안에서 중수골의 손목 쪽 끝부분도 조금씩 움직이며 손 전체의 폭을 바꿈. 중수골과 손목뼈가 만나는 곳을 손목손허리관절(Carpometacarpal joint, CMC 관절)이라고 함.
검지·중지·약지 쪽은 움직임이 크지 않지만, 새끼손가락 쪽은 더 많이 움직일 수 있음. 엄지는 훨씬 자유롭게 벌어짐. 손바닥을 딱딱한 판처럼 두고 손가락만 벌릴 때와 손바닥 안쪽까지 함께 움직인다고 느낄 때는 감각부터 달라짐.
옥타브나 넓은 화음을 잡을 때 엄지와 새끼손가락 끝만 양쪽으로 벌리면 금방 한계가 옴. 손바닥 안의 중수골까지 함께 움직인다고 의식하면 손바닥 전체가 더 유연하게 벌어짐.
손바닥 자체가 커지는 것은 아님. 손바닥 안쪽의 뼈와 관절이 조금씩 움직이며 엄지와 새끼손가락 사이의 폭을 넓히는 것임.
CMC 관절에서 생긴 작은 각도의 벌어짐도 손끝까지 이어지면 차이가 커짐. 손 전체를 유연하게 쓰면 넓은 화음이나 옥타브를 더 편하게 잡을 수 있고, 한 번에 닿는 음정도 넓어질 수 있음.
이 움직임을 익힐 때는 다른 손으로 중수골의 손목 쪽 끝부분을 만지면서 손가락을 하나씩 움직여 봐도 좋음. 가운데 손가락 쪽은 움직임이 작고, 새끼손가락과 엄지 쪽으로 갈수록 더 크게 움직이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음.
화음이나 옥타브의 손 모양을 미리 만들어 놓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음. 건반에 닿기도 전에 손을 쫙 벌려 모양을 고정하면, 실제로 치기 전부터 그 자세를 유지하느라 힘이 들어감. 연속 옥타브에서도 같은 모양을 유지한 채 옮기면 손이 점점 굳고 긴장이 쌓임.
손은 음형에 따라 계속 모였다 벌어져야 함. 좁은 음형에서는 자연스럽게 모이고, 넓은 화음이나 옥타브로 갈 때는 건반 간격에 맞춰 필요한 만큼 벌어지면 됨.
옥타브나 화음 모양을 미리 만들어 건반에 갖다 대지 않음. 손이 건반으로 내려가면서 그 간격에 맞게 필요한 만큼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벌어지도록 연습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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