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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다감 양식과 C.P.E. 바흐

다감 양식(Empfindsamer Stil)은 18세기 중반 북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음악 사조로, 문자 그대로 ‘민감하고 감정이 풍부한 양식’을 의미함.

이는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 아래, 바로크 시대의 장엄하고 객관적인 감정(affect) 묘사에서 벗어나, 시시각각 변하는 개인의 내면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하는 미학적 목표를 가졌음.

갈랑 양식이 사교적이고 보편적인 즐거움을 추구했다면, 다감 양식은 더 어둡고 내성적이며, 때로는 신경질적일 정도로 예민한 감정의 변화를 드러냄.

이 양식의 음악적 특징은 ‘예측 불가능성’과 ‘극단적인 대비’로 요약될 수 있음.

선율은 부드럽게 노래하다가도 갑자기 격렬한 도약을 하거나 잘게 쪼개지며, 화성은 예상치 못한 반음계적 진행이나 불협화음을 사용하여 듣는 이를 놀라게 함.

리듬 역시 갑작스러운 쉼표나 당김음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며, 셈여림은 pp에서 ff까지 급작스럽게 오가는 등, 마치 변덕스러운 인간의 감정 흐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을 보임.

5.1. 다감 양식과 C.P.E. 바흐 이미지 1

이러한 다감 양식의 대표자는 J.S. 바흐의 둘째 아들, 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Carl Philipp Emanuel Bach, 1714-1788)였음.

그는 프로이센 프리드리히 대왕의 궁정(베를린/포츠담)과 함부르크에서 활동하며, 아버지의 위대한 대위법적 유산을 자신만의 새로운 감수성으로 재해석함.

그는 이 섬세하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악기로 클라비코드를 꼽았음. 클라비코드의 미세한 음량 조절 기능과 ‘베붕(Bebung)’ 기법은 그의 음악이 추구하는 미묘한 감정의 결을 표현하는 데 최적의 악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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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E. 바흐는 작곡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이 새로운 미학을 정립했는데, 올바른 클라비어 연주법에 관한 소고(Versuch über die wahre Art das Clavier zu spielen, 1753)는 수십 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피아노포르테를 독립적이고 구별되는 악기로 처음 명확히 언급한 저술임. 하이든과 베토벤 모두 이 책을 알고 있었고, 교육에 활용했다는 기록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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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E. 바흐의 다감 양식은 바로크와 고전주의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하이든, 모차르트, 심지어 베토벤에까지 이르는 고전주의 음악의 깊이와 표현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중요한 다리가 됨.

C.P.E. Bach – Free Fantasia in C minor, Wq. 63/6

피아노 : 아냐 마리아 마르코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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