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초기 피아노포르테의 음향적 특성과 연주법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발명한 피아노포르테는 당시 다른 건반 악기들과는 확연히 다른 음향적 특징을 가졌음.
그 소리는 현대 피아노의 강력하고 화려한 음색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오히려 하프시코드와 클라비코드의 특성을 절충한 듯한 섬세함을 가졌음.
초기 피아노포르테의 해머는 지금의 두꺼운 펠트가 아닌 얇은 가죽으로 덮여 있었음. 현 또한 현재의 피아노보다 훨씬 가늘고 장력이 낮았으며, 악기 전체의 골격도 철제 프레임 없이 나무로만 제작되었음.
이런 구조적 차이로 인해, 음색이 하프시코드보다 덜 날카롭고 부드러웠으며, 클라비코드보다는 훨씬 크고 명료했음. 전체적으론 투명하고 타악기적인 명료함을 지니면서도, 하프시코드에는 없는 따뜻함과 약간의 여음을 가졌음.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역시 셈여림(dynamics)의 표현이었음. 연주자는 자신의 손가락 터치를 통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크레셴도와 데크레셴도를 구현할 수 있었음. 물론 그 범위는 현대 피아노처럼 극단적이지 않았고, 여전히 제한적이었음. 하지만 하나의 악기에서 ‘피아노(p)’와 ‘포르테(f)’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음악가들에게는 새로운 표현의 지평을 여는 사건이었음.
이제 이 새로운 악기를 위한 연주법 역시 점차 발전해야 했는데, 하프시코드 연주법의 명료한 아티큘레이션(articulation)을 기반으로 하되, 이제는 각 음과 프레이즈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 중요해짐.
1732년에 출판된 로도비코 주스티니의 소나타집은 악보에 ‘피우 포르테(più forte, 더 강하게)’나 ‘피아노(piano)’ 같은 구체적인 셈여림 지시어를 표기한 최초의 사례로, 연주자들이 이 새로운 기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안내하고 있음.
오늘날의 서스테인 페달에 해당하는 기능도 존재했으나, 형태는 달랐음. 크리스토포리의 악기에는 발로 밟는 페달 대신, 손으로 조작하는 스톱(stop)이나 무릎으로 올리는 레버(knee lever)가 달려 있었음.
이 장치는 모든 현의 댐퍼를 한 번에 들어 올려 음이 지속되고 서로 섞이는 특수한 음향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되었으나 오늘날처럼 페달을 정교하게 사용하여 음색을 조절하는 기법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음. 이처럼 초기 피아노포르테는 미완이었으나 가능성의 악기였고, 그 잠재력을 온전히 끌어내는 것은 후대의 작곡가들과 제작자들에 의해 완성됨.
2015년 일본 Mito 콘서트홀에서 Genzoh Takehisa가 Gottfried Silbermann 복원 피아노 (Kenta Fukamachi 제작, 1747 Silbermann 모델)로 C.P.E. Bach Rondo in A minor, Wq.56‑5를 연주한 당시의 기사. 아쉽게도 영상은 없음.
피아노 : 다닐 트리포노프
- C.P.E. 바흐: 피아노 소나타 2곡, Wq.59: IV. 론도 C단조, H.283
C.P.E. 바흐는 아버지 J.S. 바흐와는 달리, 크리스토포리에서 질버만으로 이어지는 피아노의 진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새로운 악기의 표현 가능성을 좋아했고 감정의 섬세한 변화를 중심으로 하는 감정양식의 대표적 작곡가로 평가됨.
이 곡 또한 그러한 경향을 반영하며, 악기의 특성을 살려 미세한 정서 표현과 극적인 다이내믹 전환을 볼 수 있음.
이 글에 관련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에도 게시하고 있습니다. 질문이나 토론은 갤러리를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