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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

17.3.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 이미지 1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Alexander Scriabin, 1872-1915)

스크리아빈은 라흐마니노프와 모스크바 음악원 동기였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20세기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한 러시아의 신비주의자였음.

그의 음악은 초기에 쇼팽의 영향을 강하게 보여주지만, 점차 신지학(Theosophy)과 같은 신비주의 철학에 심취하면서, 음악을 통해 인류를 영적 발전으로 이끌려는 의도를 보임.

17.3.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 이미지 2

헬레나 블라바츠키, 신지학의 창시자이며 뉴에이지 음악으로 우리에 잘 알려진 뉴에이지 운동의 뿌리.

철학적 배경

스크리아빈은 헬레나 블라바츠키가 창시한 ‘신지학’ 사상의 영향을 깊이 받았음. 신지학은 모든 종교와 철학의 근원에 하나의 보편적인 진리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신비주의적 통찰을 통해 인간이 발전하면  마하트마가 될 수 있다는 믿음임.

그리고 스크리아빈은 예술이 이러한 영적 발전을 이루는 궁극적인 수단이라고 믿었음. 그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 미스테리움(Mysterium)이라는 거대한 종교적 의식을 구상했는데(실현은 못함), 히말라야 산맥에서 일주일 동안 소리, 색채, 향기, 춤 등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우주적 황홀경 속에서 인류를 구원하려는 계획이었음.

스크리아빈의 후기 피아노 작품은 이 의식을 위한 일종의 음악적 스케치이자 예비 작업이었음.

화성 체계의 진화와 ‘신비화음’

이러한 신념을 달성하기 위해, 스크리아빈은 전통적인 조성 체계 대신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성을 만들어냈음. 쇤베르크의 무조성과는 다른 방식이었고, 신비화음(Mystic Chord) 또는 프로메테우스 화음 이라고 부름.

  • 신비화음의 구조

6개의 음(C-F#-B♭-E-A-D)으로 구성된 화음으로, 전통적인 3도 쌓기가 아닌, 완전4도, 증4도, 감4도를 섞어 쌓아 올린 구조를 가짐. 자연 배음열의 상부 배음(8-14번째)과도 관련이 있음.

  • 화음의 기능

이 화음은 전통적인 불협화음처럼 해결을 요구하지 않고, 그 자체로 안정적인 중심 화음 역할을 함. 스크리아빈은 이 화음과 그 변형들을 그의 후기 작품의 선율과 화성을 구축하는 핵심적인 재료로 사용했음. 그래서 그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긴장과 이완의 경계가 모호함.

공감각(Synesthesia)과 색채

스크리아빈은 소리와 색채가 신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각 조성이나 화음에 특정 색을 연관시켰으며, 교향곡 프로메테우스, 불의 시에서는 색채 오르간을 사용하여 연주와 동시에 특정 색의 조명을 비추도록 지시하기도 했음. 이는 그의 음악이 감각의 총체적 일치를 추구한 것을 보여줌.

스크리아빈은 후기 낭만주의의 주관성의 정점으로, 음악이 개인적 감정 표현을 넘어 우주적 원리와 소통하는 신비주의적 도구라고 믿은 작곡가임.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 피아노를 위한 시곡 ‘불꽃을 향하여 (Vers la Flamme)’, Op.72

피아노 및 해설 : 호로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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