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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슈만의 캐릭터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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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의 천재성이 가장 순수하고 독창적으로 빛을 발하는 장르는 그의 초기 피아노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캐릭터 피스 모음집’임. 그는 쇼팽이나 멘델스존처럼 독립된 하나의 소품을 쓰기보다는, 문학 작품의 여러 챕터처럼 각기 다른 성격의 짧은 곡들을 하나의 공통된 문학적 아이디어나 주제 아래 묶어내는 방식을 선호했음.

분열된 자아: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

슈만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두 개의 상반된 성격을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라는 가상의 인물로 형상화했음. 플로레스탄은  열정적이고, 충동적이며, 혁명적인 성격의 자아임. 그의 음악은 빠른 템포, 불규칙한 리듬, 갑작스러운 악센트, 그리고 단편적인 악구들로 이루어져 있음.

반면, 오이제비우스는 몽상적이고, 내성적이며, 시적인 감수성을 지닌 자아임. 그의 음악은 느리고 서정적이며, 부드러운 화성과 모호한 리듬으로 꿈을 꾸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냄. 슈만의 많은 작품 속에서 이 두 인물은 번갈아 나타나거나 때로는 서로 충돌하며 음악의 극적인 드라마를 이끌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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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파울(Jean Paul, 본명 요한 파울 프리드리히 리히터, 1763–1825). 독일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대표적인 캐릭터 피스 모음집

나비 (Papillons), Op.2

슈만이 가장 좋아했던 작가 장 파울(Jean Paul)의 소설 『개구쟁이 시절(Flegeljahre)』의 마지막 장면(가면 무도회)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12개의 짧은 곡들은 가면 무도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장면들과 왈트와 불트라는 두 형제의 사랑 이야기를 묘사함. 마지막 곡에서는 시계가 6시를 알리며 무도회가 끝나고 모든 것이 환상처럼 사라지는 장면을 묘사함.

다비드 동맹 무곡집 (Davidsbündlertänze), Op.6

‘다비드 동맹’은 슈만이 만든 가상의 예술가 집단으로, 속물적이고 보수적인 ‘필리스틴(Philistines)’에 맞서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는 동지들을 의미함. 18개의 곡들은 각각 플로레스탄(F.) 또는 오이제비우스(E.)의 서명을 가지고 있어, 두 자아의 성격이 어떻게 음악적으로 표현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줌.

카니발 (Carnaval), Op.9

슈만의 가장 유명하고 화려한 작품. ‘네 개의 음표에 의한 작은 장면들’이라는 부제처럼, A-S-C-H (A, E♭, C, B)라는 네 개의 음이름(슈만이 사랑했던 에르네스티네 폰 프리켄의 고향 도시 이름이자, 슈만 자신의 이름에도 포함된 철자)을 음악적 암호로 사용하여 21개의 다양한 장면들을 엮어냄. 여기에는 피에로, 할리퀸 같은 가면극의 인물들뿐만 아니라, 쇼팽, 파가니니 같은 실존 인물, 그리고 플로레스탄과 오이제비우스, 키아리나(클라라)와 같은 슈만의 분신들이 모두 등장하여 화려한 가면 무도회를 펼침.

어린이 정경 (Kinderszenen), Op.15

어린이를 위한 곡이 아니라, ‘어른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13개의 시적인 소품. ‘미지의 나라들’, ‘술래잡기’, ‘트로이메라이(꿈)’ 등 각 곡의 제목이 어른들의 마음속에 있는 동심을 자극함. 특히 7번 ‘트로이메라이’는 슈만의 가장 사랑받는 선율 중 하나임.

슈만 : Op.15-7 Träumerei

피아노 : 임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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