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2음 기법의 기초
Open Music Theory
섹션 제목: “Open Music Theory”Open Music Theory 한글판 · dcinside digital piano gallery
12음 작곡은 열두 음류를 대체로 동등하게 다루려는 작법임. 그래서 보통 장조·단조, 으뜸음, 선법을 찾는 방식으로 읽지 않음. 그렇다고 음렬주의와 12음 기법이 완전히 같은 말은 아님. 음렬주의(serialism)는 음고뿐 아니라 길이·다이내믹·음색처럼 음악의 어떤 요소든 순서를 정해 쓰는 더 넓은 말이고, 12음 작곡은 열두 음류의 순서에 한정한 말임.
쇤베르크·베베른·베르크를 중심으로 한 제2빈악파가 이 작법과 자주 연결되지만, 이후에도 많은 작곡가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였고 지금도 새 작품이 나옴. 기법은 중요하지만, 작곡가에게는 음악을 만드는 여러 수단 중 하나였다는 점을 먼저 기억할 필요가 있음.
음렬: 열두 음류의 한 번씩의 순서
섹션 제목: “음렬: 열두 음류의 한 번씩의 순서”12음 음악은 열두 음류를 정해진 순서로 한 번씩 담은 음렬(row 또는 series)을 바탕으로 함. 작품마다 순서가 다르며 가능한 경우의 수는 (12!=479{,}001{,}600)개임. 여러 작품에서 반복해 고른 음렬도 있고, 한 번도 쓰이지 않은 음렬도 훨씬 많음.
음렬의 정확한 옥타브 배치는 보통 본질이 아님. 어떤 음류가 다음에 오는지가 핵심임. 같은 음렬을 이조·전위·역행해도 음렬 사이의 관계를 지킬 수 있으므로, 한 작품 안에서는 한 기본 음렬에서 파생한 여러 형태가 함께 나옴.
네 가지 기본 변형
섹션 제목: “네 가지 기본 변형”| 이름 | 기호 | 무엇을 바꾸는가 |
|---|---|---|
| 이조 | (T) | 모든 음류를 같은 반음 수만큼 올리거나 내림 |
| 전위 | (I) | 올라가던 음정을 같은 반음 수만큼 내려가게, 내려가던 음정을 올라가게 뒤집음 |
| 역행 | (R) | 마지막 음류부터 거꾸로 읽음 |
| 역행전위 | (RI) | 전위와 역행을 결합함 |
여기서 이조와 전위는 온음계 음정이 아니라 반음 단위의 정확한 음정만 다룸. 예를 들어 3반음 위로 간 음정은 전위하면 3반음 아래로 감. 역행은 고전 대위법의 게·가재(canon cancrizans)에서도 보이지만, 조성음악에서는 이조·전위보다 훨씬 드문 절차임.
특별한 대칭성을 가진 음렬이 아니면, 원형·전위·역행·역행전위 네 종류를 각각 열두 출발 음류에서 만들 수 있어 모두 48형이 나옴. 이 48형의 묶음을 음렬류(row class)라고 부름.
단순한 가상 예
섹션 제목: “단순한 가상 예”C에서 시작해 반음계로 올라가는 음렬을 가상으로 두면 네 형태는 아래처럼 보임. 실제 작곡가는 대개 이보다 더 개성 있는 음렬을 고르지만, 변형의 방향을 보기에는 편함.
| 형태 | 음류 순서 |
|---|---|
| 원형 (P) | C–C♯–D–E♭–E–F–F♯–G–A♭–A–B♭–B |
| 역행 (R) | B–B♭–A–A♭–G–F♯–F–E–E♭–D–C♯–C |
| 전위 (I) | C–B–B♭–A–A♭–G–F♯–F–E–E♭–D–C♯ |
| 역행전위 (RI) | C♯–D–E♭–E–F–F♯–G–A♭–A–B♭–B–C |
원형·역행·전위의 이름 붙이기
섹션 제목: “원형·역행·전위의 이름 붙이기”원형 (P)은 다른 형태가 관계를 맺는 기준 음렬임. 한 형태가 작품 첫머리를 뚜렷이 지배하면 그것을 원형으로 잡고, 그렇지 않으면 처음의 눈에 띄는 음렬 하나를 기준으로 정함. 처음에 여러 음렬이 똑같이 두드러지면 어느 하나를 골라도 됨. 분석의 참조점일 뿐, 그 선택이 음악의 뜻을 결정하는 것은 아님.
원형과 같은 순서이거나 정확한 이조 관계에 있는 음렬은 모두 원형 계열임. 책에서는 첫 음류의 숫자로 아래첨자를 붙임. G에서 시작하면 (P_7), B에서 시작하면 (P_{11})임. 이 표기법의 다른 방식은 다음 글에서 더 다룸.
역행 (R)은 원형의 음류를 정확히 거꾸로 놓은 것임. 두 형태가 정확한 역행 관계임을 바로 알 수 있도록, 첫 음이 아니라 마지막 음류로 이름 붙임. 원형과 역행의 음정 순서도 서로 거꾸로 됨. 원형과 같은 역행 음정 배열을 지니고 F♯(6)에서 끝나면 첫 음이 무엇이든 (R_6)임.
전위 (I)는 원형의 음정 방향을 정확히 뒤집은 음렬임. E♭(3)에서 시작하면 (I_3)이라고 함. (P_0)에서 출발할 때에는 전위 연산의 아래첨자와 완성된 전위형의 아래첨자가 같지만, 다른 원형에서 시작하면 서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연산과 결과의 이름을 섞으면 안 됨.
역행전위 (RI)는 전위형의 음류 순서를 다시 거꾸로 읽은 것임. 원형과 역행의 관계를 전위와 역행전위에도 그대로 적용하며, 이 역시 마지막 음류로 이름을 붙임.
실제 음렬과 음렬 행렬
섹션 제목: “실제 음렬과 음렬 행렬”Elisabeth Lutyens의 Motet (Excerpta Tractati Logico-Philosophici), Op. 27에는 작곡가가 남긴 음렬 형태가 있음. 그 음렬의 원형은 음류로 쓰면 아래와 같음.
음렬 행렬(matrix)은 한 음렬류의 48형을 12×12 격자 하나에 정리하는 표임. 관례상 (P_0)은 맨 윗줄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 같은 줄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으면 (R_{10})이 됨. 첫 세로줄을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I_0), 아래에서 위로 읽으면 (RI_0)임.
아래는 원문 Lutyens 음렬의 행렬임. 가로 행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P),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R), 세로 열은 위에서 아래로 (I), 아래에서 위로 (RI)로 읽음.
| 0 | 11 | 3 | 7 | 8 | 4 | 2 | 6 | 5 | 1 | 9 | 10 | |
|---|---|---|---|---|---|---|---|---|---|---|---|---|
| (P_0) | 0 | 11 | 3 | 7 | 8 | 4 | 2 | 6 | 5 | 1 | 9 | 10 |
| (P_1) | 1 | 0 | 4 | 8 | 9 | 5 | 3 | 7 | 6 | 2 | 10 | 11 |
| (P_9) | 9 | 8 | 0 | 4 | 5 | 1 | 11 | 3 | 2 | 10 | 6 | 7 |
| (P_5) | 5 | 4 | 8 | 0 | 1 | 9 | 7 | 11 | 10 | 6 | 2 | 3 |
| (P_4) | 4 | 3 | 7 | 11 | 0 | 8 | 6 | 10 | 9 | 5 | 1 | 2 |
| (P_8) | 8 | 7 | 11 | 3 | 4 | 0 | 10 | 2 | 1 | 9 | 5 | 6 |
| (P_{10}) | 10 | 9 | 1 | 5 | 6 | 2 | 0 | 4 | 3 | 11 | 7 | 8 |
| (P_6) | 6 | 5 | 9 | 1 | 2 | 10 | 8 | 0 | 11 | 7 | 3 | 4 |
| (P_7) | 7 | 6 | 10 | 2 | 3 | 11 | 9 | 1 | 0 | 8 | 4 | 5 |
| (P_{11}) | 11 | 10 | 2 | 6 | 7 | 3 | 1 | 5 | 4 | 0 | 8 | 9 |
| (P_3) | 3 | 2 | 6 | 10 | 11 | 7 | 5 | 9 | 8 | 4 | 0 | 1 |
| (P_2) | 2 | 1 | 5 | 9 | 10 | 6 | 4 | 8 | 7 | 3 | 11 | 0 |
규칙은 출발점이고, 음악은 더 넓음
섹션 제목: “규칙은 출발점이고, 음악은 더 넓음”교과서적인 12음 기법은 두 원칙에서 출발함.
- 음렬이 정한 순서대로 음류를 냄.
- 한 음류를 낸 뒤에는 다음 음렬로 넘어가기 전까지 되풀이하지 않음.
모든 12음 작곡가가 이 원칙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작품은 규칙을 적용하는 방식이 매우 다양함. Luigi Dallapiccola의 Piccola Musica Notturna(1954)는 잘 알려진 12음 작품이지만, 처음부터 음과 동기를 자유롭게 반복함. 음렬은 서서히 드러나며 엄격한 순서로 곧장 펼쳐지지 않음. 그 유연함이 작품의 풍성한 야간 분위기와 연결되고, Debussy의 세계에 더 가까이 들리는 면도 만듦.
반대로 12음 음악은 아니지만 음렬 절차를 엄격하게 쓰는 음악도 있음. John Tavener의 The Lamb 첫 소프라노 선율은 G–B–A–F♯–G이고, 알토는 G–E♭–F–A♭–G로 그 전위를 노래함. 이어지는 소프라노의 긴 선율도 앞 절반 G–B–A–F♯–E♭–F–A♭과 뒤 절반 A♭–F–E♭–F♯–A–B–G가 엄격한 역행 관계임. 두 번째 반복에서는 알토가 전위와 역행전위를 맡음.
이 대목은 절차적으로 매우 음렬적이지만 G라는 선법적 종지음도 분명함. 각 성부를 따로 보면 보통의 화음 선법으로 읽을 수도 있음. 음렬 절차를 쓴다는 사실과 12음 작곡이라는 분류를 같은 것으로 취급하면 놓치는 것이 생김.
음렬이 작품에서 하는 일
섹션 제목: “음렬이 작품에서 하는 일”12음 음렬은 아래 재료를 만들 때 쓰일 수 있음.
- 주제: 음렬적 주제가 항상 열두 음 길이이거나 완전한 음렬 제시는 아님.
- 동기: 음렬 안에 더 작은 세포가 반복될 때 특히 중요함.
- 화음: 조성 화성의 제약이 없거나 약하므로 다양한 화음 배열이 가능하며, 음렬의 성질이 그 구조에 영향을 줌.
그래서 분석할 때는 행렬을 완성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어느 음렬 부분이 실제로 주제·동기·화음에서 들리는지 확인해야 함.
- 원문 9장 재생목록
- 관심 있는 음렬 하나를 골라 48형 전체의 행렬을 만들고, (P_0), (R_0), (I_0), (RI_0)을 악보로 적어 보기.
- 12음 행렬의 표기법은 다음 글에서 이어서 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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