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프레이즈의 확대와 축소
프레이즈가 길거나 짧다고 바로 확대·축소로 정할 수는 없음. 앞에서 배운 전형과 얼마나 닮았는지, 예상한 자리에서 종지를 피했는지, 같은 곡에 변형되지 않은 비교 대상이 남아 있는지부터 살펴야 기대 길이를 정할 수 있음.
예상보다 길어지면 확대(expansion), 짧아지면 축소(contraction)라고 함. 프레이즈 안에서 길어지면 내부 확대, 시작 전이나 종지 뒤에서 길어지면 외부 확대임. 축소는 언제나 프레이즈 안에서 일어남.
여기서 다루는 기법이 전부는 아니며 한 프레이즈에 여러 기법이 겹치는 경우도 많음. 이름을 하나씩 맞히기보다 예상보다 길거나 짧아진 지점을 찾고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일이 먼저임.
반복·늘이기·한 번 더 기법·다른 경로는 프레이즈가 시작한 뒤 종지에 닿기 전에 길이를 늘림. 실제 작품에서는 한 기법만 따로 쓰이기보다 여러 기법이 겹치는 경우가 흔함.
예상하지 못한 재료나 단위의 반복이 마디를 더하면 확대가 됨. 제시부에서 기본악상을 되풀이하는 것처럼 형식이 원래 요구하는 반복은 확대가 아님.
네 마디 선행구 뒤에 다섯 마디 후행구가 이어짐. 후행구 안에서 동기를 한 번 더 반복하면서 한 마디가 늘어남.
네 마디 복합 기본악상 뒤에 다섯 마디 계속부가 이어짐. 계속부 첫머리의 동형진행이 단위 전체를 되풀이해 예상했던 네 마디보다 한 마디 길어짐.
화성이나 선율의 지속 시간을 늘려 한 단위를 예상보다 오래 끌면 늘이기(stretching)가 됨.
네 마디 제시부 뒤에 다섯 마디 계속부가 이어짐. 계속부의 종지악상에서 화음과, 독일식 증6화음 및 종지 화음으로 꾸민 딸림화음이 각각 한 마디씩 이어짐. 원래 한 마디 안에 들어갈 두 화음을 두 마디로 늘인 결과임.
한 번 더 기법
Section titled “한 번 더 기법”종지에 닿을 듯하다가 피하고 다시 종지를 시도하면 음악이 한 번 물러난 뒤 재차 나아가는 듯 들림. 같은 종지 재료를 되풀이하기도 하고 새 재료로 다시 닫기도 함. 재닛 슈말펠트는 이 세 단계의 확대를 한 번 더 기법(one-more-time technique)이라 이름 붙였음.
10마디에서 로 종지를 피한 뒤 종지악상을 다시 냄. 처음 한 마디에 내려왔던 C–B♭–A–G 선율을 두 마디로 늘이고, 처음 반 마디였던 종지 화음에서 로의 해결도 한 마디로 늘임.
종지를 향하던 흐름에 예상하지 못한 새 재료가 끼어들면 다른 경로(alternative path)가 생김. 프레이즈 안의 앞선 재료로 돌아온 뒤 종지하면 우회(detour), 돌아오지 않은 채 새 경로로 종지하면 경로 변경(reroute)임.
계속부가 되풀이되는 동안 19마디의 종지악상 동기가 20마디에 다시 나옴. 앞선 대응 지점인 15마디에는 없던 반복이므로 흐름이 빗나갔음을 알 수 있음. 21–22마디의 강한 대조 구간을 지난 뒤 23–26마디에서 19–20마디와 비슷한 종지악상으로 돌아오며, 돌아온 재료도 늘어남.
네 마디 선행구 뒤에 여섯 마디 후행구가 이어짐. 후행구는 선행구와 같은 기본악상으로 시작하지만 대조악상이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종지에 닿지 못함. 앞선 재료로 돌아오지 않고 새 종지악상을 붙여 완전정격종지에 도달함.
| 한 번 더 기법 | 다른 경로 |
|---|---|
| 이미 종지를 시도했지만 피했음. 실패한 종지를 다시 시도하려고 뒤로 물러나는 듯 들림. | 아직 종지를 시도하지 않았음. 종지를 향하던 길에서 벗어난 듯 들림. |
프레이즈 경계 밖에 마디를 더하면 외부 확대가 됨. 시작 전에는 앞붙이(prefix), 종지 뒤에는 뒤붙이(suffix)를 놓음. 형식 도표에서는 점선 호나 점선 괄호로 표시함.
앞붙이는 대개 서주처럼 프레이즈가 시작하기 전에 나옴. 노래의 짧은 기악 도입부터 교향곡의 긴 느린 서주까지 크기가 다양함.
가수가 들어오기 전에 기악 서주가 놓임. 8–11마디의 종지 베이스도 미–파–솔–도 대신 디–레–솔–도 를 씀.
뒤붙이는 프레이즈가 종지한 뒤에 나옴. 종지 뒤 연장·코데타·코다의 경계는 유동적이므로 이름 하나를 고르는 일보다 프레이즈 바깥에서 길이를 더한다는 사실을 먼저 확인함.
| 종류 | 평균 길이 | 성격 | 자리 |
|---|---|---|---|
| 종지 뒤 연장 | 짧음 1–2마디 | 선율 재료가 거의 없고 종지의 으뜸화음을 되풀이함. 프레이즈 전체를 제시하는 경우는 드묾. | 한 구역 안에서 프레이즈가 끝난 뒤 |
| 코데타 | 중간 4–8마디 | 짧은 동기 재료를 여러 번 되풀이함. 종지 진행을 순환할 수 있고 프레이즈를 하나 이상 이룰 수도 있음. | 악장이나 곡 안에서 한 구역이 끝난 뒤 |
| 코다 | 김 8마디 이상 | 새 주제나 앞선 주제의 재현처럼 내용이 충실함. 여러 프레이즈를 담는 경우가 많음. | 악장이나 곡이 끝난 뒤 |
예제 8. 종지 뒤 연장·코데타·코다의 규모와 쓰임 비교.
긴 피리어드의 후행구가 완전정격종지로 끝난 뒤, 두 마디 동안 마지막 으뜸화음을 펼침화음으로 이어 종지 뒤 연장을 만듦.
제시부의 긴 프레이즈가 41마디 A♭장조 완전정격종지로 끝난 뒤 코데타가 붙음. 두 마디 단위를 되풀이하며 피–솔–도 종지 베이스로 화성화함.
예제 11. 쇼스타코비치, 《축전 서곡》의 코다
Section titled “예제 11. 쇼스타코비치, 《축전 서곡》의 코다”| 시간 | 사건 |
|---|---|
| 4:52 | 서주가 변형되어 돌아옴. |
| 5:03 | 서주의 둘째 변형이 시작됨. |
| 5:32 | 2:00에 나왔던 둘째 주제 재료를 빠르게 바꾼 코다가 시작됨. |
서주가 돌아와 두 차례 변한 뒤 5:32의 겹친 완전정격종지가 본곡을 닫음. 같은 자리에서 시작한 코다는 앞서 들은 주제를 빠르게 바꾸어 여러 프레이즈로 마무리를 크게 확장함.
축소는 확대보다 드물며, 프레이즈가 예상보다 짧게 닫힐 때 생김.
네 마디 복합 기본악상 뒤에 세 마디 계속부가 이어짐. 균형을 맞추려면 네 마디 계속부를 예상하게 되지만 한 마디 일찍 종지해 급하게 닫히는 인상을 냄.
더 읽을거리
Section titled “더 읽을거리”- Brian Jarvis and John Peterson, “Alternative Paths, Phrase Expansion, and the Music of Felix Mendelssohn,” Music Theory Spectrum 41/2, 2019, 187–217.
- Janet Schmalfeldt, “Cadential Processes: The Evaded Cadence and the ‘One More Time’ Technique,” Journal of Musicological Research 12/1–2, 1992,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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