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0세기 리듬 기법
Samuel Brady · Chelsey Hamm
20세기 서양 예술음악의 작곡가들은 전통적인 리듬 어법을 크게 넓혔음. 여기서는 그 가운데 비교적 덜 전통적인 기법 아홉 가지를 다룸. 모두 20세기에 새로 생긴 것은 아니며, 비서양 음악이나 1900년 이전 서양 음악에도 이미 나타났음. 다만 1900년 이후 서양 작곡가들이 훨씬 자주 받아들였음.
비대칭박자는 한 마디의 박이나 분할을 서로 다른 크기로 묶어 고르지 않은 박동을 만듦. ‘혼합박자’, ‘복합박자’, ‘비등시박자’ 등 다른 이름도 쓰이므로 비대칭박자라는 명칭이 보편적인 것은 아님. 예 1의 박자는 두 박을 8분음표 3개와 2개로 나눔. 긴 박 다음에 짧은 박이 이어지는 느낌을 들어 볼 것.
예 1. Stephen Sondheim, 〈Ladies In Their Sensitivities〉(1979)의 비대칭박자.
이 곡은 Stephen Sondheim이 작곡한 뮤지컬 《Sweeney Todd》(1979)에 나옴. 하인이 자신의 신분보다 높은 상사에게 면도를 권하며 망설이는 불안한 사고 흐름을 박자의 비틀린 감각이 뒷받침함.
예 2도 박자지만 묶는 순서는 반대임. 첫 박은 8분음표 2개, 둘째 박은 3개로 나뉨.
예 2. Rolf Rudin, 〈Aufbruch〉(2008), 141–149마디의 비대칭박자.
마디와 더 익숙한 마디가 맞붙으면서 목관과 금관 사이에 응답형 짜임이 생김. 목관은 훨씬 생기 있고 장난스럽고, 금관은 단호하고 힘차게 들림.
분할 단위가 8분음표인 비대칭박자에는 , , 등이 있음. 음표의 빔 묶음이나 악보에 적힌 지시로 세부 묶음을 알아볼 수 있음. 이라도 , 처럼 여러 방식으로 나뉨.
예 3은 0:17부터 박자가 나옴. 묶음을 세며 들어 볼 것.
예 3. Andrew Lloyd Webber, 〈Skimbleshanks: The Railway Cat〉의 비대칭박자.
이 곡은 Andrew Lloyd Webber가 작곡한 뮤지컬 《Cats》(1981)에 나옴. 이 대목을 전형적인 박자로 쓸 수도 있었지만 8분음표 하나를 더해 규칙적인 패턴에 안착하지 못하게 했고, 그 결과 인물의 활기를 강화함.
비대칭박자의 박 단위는 16분음표나 4분음표가 될 수도 있음. , , 등이 그 예임. 단위 음가가 달라져도 박을 고르지 않게 묶는 원리는 같음. 예 4는 같은 리듬을 먼저 , 다음에는 로 적은 것임.
예 4. Dave Brubeck Quartet, 〈Unsquare Dance〉(1961)의 비대칭박자.
일반적인 스퀘어 댄스는 4박 계열이지만, 이 ‘언스퀘어 댄스’는 비대칭박자로 청자의 예상을 빗나감. 와 어느 쪽으로 적어도 실제 소리는 같음.
무박자 음악
Section titled “무박자 음악”무박자 음악에서는 지각할 만한 박자를 찾기 어려움. 박자표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며, 음표에 음가를 적었어도 그 길이가 일정한 박동 패턴으로 들리지 않을 수 있음. 이 방식은 연주자의 즉흥성과 프레이징에 여지를 주며 카덴차, 자유즉흥, 그레고리오 성가, 후기조성 음악 등에 쓰임. 예 5는 박자표가 없는 후기조성 성악곡임.
예 5. Charles Ives, 〈The Cage〉(약 1904)의 무박자.
우리 안을 서성이는 표범의 불안한 행동을 무박자 리듬이 받쳐 줌. 규칙적인 박동과 박자표가 없어서 피아노 리듬이 불규칙하게 움직이고, 오래 갇혀 지낸 표범의 성질이 드러남.
지각되는 박자와 기보된 박자
Section titled “지각되는 박자와 기보된 박자”악보에 적힌 박자와 청자가 듣는 박자가 다를 수 있고, 같은 대목도 사람마다 다르게 들을 수 있음. 이를 지각되는 박자와 기보된 박자의 문제로 다룸. 예 6처럼 박동 자체가 흐려져 무박자로 들리는 경우도 있음.
예 6. Edgard Varèse, 〈Density 21.5〉(1936), 1–8마디의 지각 박자와 기보 박자.
악보에는 박자를 적었지만, 여러 당김음과 잇단음표, 흐려진 마디선 때문에 청자는 무박자로 받아들임.
때로는 박동이 분명하지만 기보와 다르게 들림.
예 7. 기보된 박자와 실제로 들리는 박자가 다른 경우.
악보는 로 적혔지만 점선 마디선, 악센트 배열, 프레이즈의 화성적 해결은 박자를 암시함.
변박자는 곡 안에서 박자표를 바꾸는 작법임. 횟수나 위치에 제한이 없으며 마디마다 바꿀 수도 있음. 예 8에서는 로 이어짐.
예 8. Tui St. George Tucker, 《Requiem》(1995) 중 〈Libera Me〉, 54–60마디의 변박자.
본문은 심판의 날을 두려움 속에서 묘사하며 “그 무서운 날의 영원한 죽음에서 저를 구하소서”에 이어 “하늘이 흔들릴 때…”라고 노래함. Tucker는 불안정하게 바뀌는 박자로 ‘하늘이 흔들리는’ 혼란을 음악에 옮겼음.
박자표만 아니라 단순분할과 복합분할 사이도 바뀔 수 있음.
예 9. Andreas Makris, 〈Aegean Festival Overture〉(1967), 10–19마디의 변박자.
그리스 민속음악에서는 변박자가 흔하며, Makris는 이 기법으로 민속적 양식을 불러냄. 변박자에서 분할이 언제나 일정할 필요는 없음. 박은 그대로 두고 분할만 바꿀 수도 있으며, 아래의 박자 변조에서 더 자세히 다룸.
둘 이상의 박자를 동시에 연주하면 동시박자가 됨. 1900년 이후의 현대주의 작품에서 자주 들리며, 여러 박자표를 실제로 적는 명시적 방식과 한 박자표 안에서 다른 박자를 암시하는 방식이 있음.
예 10. Béla Bartók, 〈Ara táskor〉(〈Harvest Song〉, 1931)의 동시박자.
두 바이올린을 위한 곡으로 11마디부터 서로 다른 박자를 동시에 씀. 민속음악에서 큰 영향을 받은 Bartók가 그 양식을 닮게 하려고 택한 기법임.
예 11. Maurice Ravel, 《String Quartet in F Major》 2악장(1902)의 암시적 동시박자.
전체 박자표는 이지만 선율도 함께 암시함. 처음 7마디에서 제1바이올린과 첼로는 로 들리고,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는 마디마다 과 암시된 를 번갈아 냄. 8마디부터 아래 두 악기는 기보된 박자를, 위 두 악기는 를 드러냄.
암시적 동시박자는 묶음 불협화의 한 유형으로도 볼 수 있음.
박자 변조에서는 첫 빠르기의 분할이나 박 묶음 가운데 새 빠르기의 음가와 같은 것을 미리 제시해 갑작스러운 빠르기 변화를 매끄럽게 잇음. 청자는 바뀌는 순간보다 지나간 뒤에 변화를 알아차리기 쉬움. 악보 위에는 보통 ‘음가 = 음가’로 적음. 예 12는 4마디에서 박자 변조가 일어남.[1]
예 12. 박의 분할을 그대로 유지한 박자 변조.
와 사이에서 8분음표 분할을 같은 길이로 유지함.
예 13. 박을 그대로 유지한 박자 변조.
앞 박자의 4분음표 한 박이 새 박자의 점4분음표 한 박이 됨. 이때 8분음표 분할은 더 빨라짐.
예 14. Elliott Carter, 《8 Pieces for 4 Timpani》(1949) 중 〈Canaries〉, 1–24마디의 박자 변조.
Carter는 박자 변조로 널리 알려져 있음. 끝에서 여섯 마디 앞에서는 마디에 셋잇단음표를 넣어 다음 을 준비함. 새 마디가 박자 변화보다 앞 셋잇단음표의 연장처럼 들리므로 전환이 매끄러움. 이어지는 에서는 8분음표 길이를 유지해 다음 로 다시 자연스럽게 넘어감.
시간선 기보
Section titled “시간선 기보”시간선 기보는 마디선과 박자 대신 초를 시간 단위로 삼는 현대 기법임. 초를 고르거나 고르지 않은 칸으로 나누며, 흔히 무박자 감각을 만듦. 비표준 기호로 음고와 길이를 나타내는 그래픽 기보와 함께 쓸 수도 있음.
예 15. Krzysztof Penderecki, 〈Threnody for the Victims of Hiroshima〉(1960)의 시간선 기보.
처음 제목은 《8′37″》였고, 뒤에 《Threnody》로 바뀐 다음 1964년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에게 헌정되었음. 시간선 기보, 그래픽 기보, 현악기의 확장주법을 결합해 사이렌과 비명 같은 프로그램적 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충격적인 혼란을 만듦.
처음 10초, 다음 7초, 다시 10초와 5초로 시간 구간이 고르지 않게 나뉨.
예 17. John Cage, 〈Water Walk for Solo Television Performer〉(1959)의 시간선 기보.
이 작품은 1959년 밀라노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Lascia o Raddoppia》에서 초연되었음. 미리 녹음한 단일 트랙 테이프와 34가지 물건을 쓰며, 욕조·고무 오리·얼음처럼 물과 관련된 재료가 많음. 라디오 다섯 대와 그랜드피아노도 필요함.
초 단위가 5초씩 늘어나는 고른 격자로 나뉨.
한 빔 안에서 음표의 속도가 점차 달라질 때 부채꼴 빔을 씀. 빔 끝의 음가가 시작보다 짧으면 가속, 길면 감속임.
예 19. 부채꼴 빔으로 적은 음표.
첫째 줄은 가속, 둘째 줄은 감속임. 주로 현대 작품의 카덴차나 무박자 대목에서 듣는 확장기법이며, 속도 변화가 일정하지 않아 엄격한 박자 음악에는 드묾.
오스티나토는 리듬이나 음고로 된 음악적 생각을 되풀이하는 기법임. 한 마디만 반복할 수도 여러 마디를 묶어 반복할 수도 있음.
예 20. Gustav Holst, 《The Planets》 중 〈Mars, the Bringer of War〉(1918), 1–16마디의 오스티나토.
행성마다 이름을 붙인 표제 모음곡의 4악장임. 밑에서 거듭되는 오스티나토가 불길하고 군사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로마의 전쟁신 Mars가 지닌 성격을 받쳐 줌.
온라인 자료
Section titled “온라인 자료”Ash Stemke, 비대칭박자 입문.
David Bennett, 동시박자와 폴리리듬을 쓰는 곡.
Philippe Macnab-Seguin, 박자 변조 입문.
- Jane Piper Clendinning and Elizabeth West Marvin, The Musician’s Guide to Theory and Analysis, 3판(New York: W. W. Norton & Company, 2016), 8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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