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형식 구역의 구성
곡의 흐름이 어디서 갈라지고 다시 이어지는지 들은 뒤, 재료가 같아지는 자리와 달라지는 자리를 시간 구간으로 나눔. 그 구간이 곡의 중심인지, 대조를 만드는지, 두 중심 구역을 잇는지까지 살피면 형식 기능을 정할 수 있음.
형식 기능은 크게 핵심 구역과 보조 구역으로 나뉨. 핵심 구역에는 주요 구역과 대조 구역, 보조 구역에는 연결 보조 구역과 외부 보조 구역이 들어감. 이 분류는 제이 서매치가 2012년에 제안함.
예제 1. 핵심 구역과 보조 구역의 계층 및 자주 쓰는 명칭.
누군가에게 이 곡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들려줄 때 노래할 만한 부분이 핵심 구역임. 중심 선율과 주제를 내고 되풀이하므로 기억에도 강하게 남음.
곡의 중심 재료를 처음 내놓고 비교적 안정된 자리를 만들면 주요 구역임. 뒤에서 다시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형식 일반에서는 A라고 적음. 장르와 형식에 따라 다음 이름도 씀.
- 소나타 형식의 제1주제와 제시부
- 론도나 절-후렴 형식의 리프레인
- 변주곡의 주제
- 절-후렴 형식의 후렴
- 춤곡의 반복 후렴
- AABA 형식과 유절 형식의 유절
주요 구역 뒤에 다른 재료가 자리를 잡으면 대조 구역이 됨. 조성과 프레이즈가 뚜렷한 안정된 구역도 있고, 곡 전체에서 가장 불안정한 구역도 있음. 단지 주요 구역 뒤에 놓였다는 사실만으로 대조가 생길 수도 있음.
불안정한 대조 구역은 연결 보조 구역과 닮을 수 있음. 음악이 머무는 자리처럼 들리면 대조 구역, 다음 핵심 구역으로 가는 길처럼 들리면 연결 구역으로 봄. 경계가 서서히 바뀐다면 한 마디를 억지로 고르지 말고 앞 기능이 뒤 기능으로 변해 간다고 설명함.
안정과 불안정
Section titled “안정과 불안정”한 구간이 다른 구간보다 평온한지 긴장감이 남았는지를 견주면 형식의 안정도를 가늠할 수 있음. 음악은 안정에서 불안정으로 움직였다가 다시 안정으로 돌아오며 추진력을 얻음.
| 안정된 경향 | 불안정한 경향 |
|---|---|
| 변화가 적고 셈여림이 일정하거나 약해짐 | 변화가 많고 셈여림이 커짐 |
| 으뜸화음을 연장하며 전조하지 않음 | 반음계적 화음·일시적 으뜸화·전조가 늘어남 |
| 규칙적인 큰박과 프레이즈 길이 | 불규칙한 큰박과 프레이즈 길이 |
| 온음계 선율과 화성 | 극단적인 음역·빠른 리듬·동형진행·딸림화음 지속 |
대부분의 곡이 안정된 구역으로 시작하므로 불안정한 대조 구역이 첫머리에 나오면 평소와 다른 인상을 줌.
형식 일반에서는 첫 대조 구역을 B, 새 대조 구역이 더 나오면 C·D·E처럼 차례로 적음. 안정된 대조 구역에는 소나타의 제2주제, 론도·푸가의 삽입부, 절-후렴 형식의 절이 있음. 불안정한 대조 구역에는 소나타의 발전부, 2부분 형식의 이탈부나 대조 중간부, 대중음악의 브리지가 있음. 론도와 푸가의 삽입부는 곡에 따라 안정될 수도 불안정할 수도 있음.
핵심 구역 앞뒤에서 흐름을 열고 닫거나, 두 핵심 구역 사이를 이어 주는 부분은 중심 재료를 직접 맡지 않음. 이런 부분을 보조 구역으로 묶고, 핵심 구역 바깥에 붙으면 외부 보조 구역, 사이를 이으면 연결 보조 구역으로 나눔.
외부 보조 구역
Section titled “외부 보조 구역”앞붙이와 도입부
Section titled “앞붙이와 도입부”프레이즈나 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나오며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음악을 로스스타인은 앞붙이(prefix)라고 부름. 완전한 프레이즈를 담으면 큰 앞붙이, 담지 못하면 작은 앞붙이임.
작은 앞붙이는 반주가 선율보다 먼저 시작하는 정도라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어느 프레이즈 앞에도 붙을 수 있음.
쇼팽, C단조 폴로네즈 Op. 40 No. 2
Section titled “쇼팽, C단조 폴로네즈 Op. 40 No. 2”첫 두 마디가 작은 앞붙이임.
키에자, 〈Dearly Beloved〉
Section titled “키에자, 〈Dearly Beloved〉”첫머리의 반주가 작은 앞붙이임.
큰 앞붙이는 보통 도입부라고 부름. 본곡보다 느린 경우가 많고 도입부만의 주제 재료를 갖기도 함. 교향곡에서 자주 보이지만 피아노 소나타·현악 4중주·래그타임·대중음악에도 나타남.
모차르트, 현악 4중주 K. 465 〈불협화음〉 1악장
Section titled “모차르트, 현악 4중주 K. 465 〈불협화음〉 1악장”약 10분인 악장에서 느린 도입부가 거의 2분 이어짐. 1:59의 빠른 템포 전환이 본 형식의 시작을 가름.
조플린, 〈The Entertainer〉
Section titled “조플린, 〈The Entertainer〉”첫 네 마디가 큰 앞붙이임.
마돈나, 〈Vogue〉
Section titled “마돈나, 〈Vogue〉”0:00·0:34·0:50에 여러 하위 구역이 이어지지만, 노래의 본체는 1:07에 성악이 시작하면서 들어옴.
뒤붙이와 코다
Section titled “뒤붙이와 코다”프레이즈나 곡이 끝난 뒤 이어지며 이미 끝났다는 느낌을 주는 음악을 로스스타인은 뒤붙이(suffix)라고 부름. 완전한 프레이즈를 담으면 큰 뒤붙이, 담지 못하면 작은 뒤붙이임.
정격종지 뒤의 작은 뒤붙이는 안정과 마침을 강화함. 반종지 뒤에서는 다음 구역을 기다리게 하므로 불안정하게 들림. 작은 뒤붙이는 어느 프레이즈 뒤에도 올 수 있지만, 큰 뒤붙이는 주로 곡 끝의 코다나 소나타 제시부·재현부 끝의 종결부로 나타남. 앞 프레이즈와 다른 재료를 쓰는 경우가 많지만 앞선 재료에서 가져올 수도 있음.
도브 섁, 〈Summertime in the LBC〉
Section titled “도브 섁, 〈Summertime in the LBC〉”마지막 후렴 뒤 3:41부터 끝까지 단순한 반주가 페이드아웃되며 작은 뒤붙이를 이룸.
비제, 《카르멘》 중 〈하바네라〉
Section titled “비제, 《카르멘》 중 〈하바네라〉”B구역이 2:01에 종지한 뒤 오케스트라가 반주형을 몇 차례 되풀이하는 2:01–2:06이 작은 뒤붙이임.
푸치니,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Section titled “푸치니,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1:48의 “O Dio, vorrei morir!”에서 아리아가 충분히 끝날 수 있지만 현악이 겹쳐 들어와 주선율을 다시 연주함. 1:48부터 끝까지 안정된 큰 뒤붙이임.
모차르트, 현악 4중주 K. 465 〈불협화음〉 1악장
Section titled “모차르트, 현악 4중주 K. 465 〈불협화음〉 1악장”9:58에 코다가 시작함. 제시부 끝 6:12와 재현부 끝 9:28을 견주면 코다가 제시부에 없던 음악을 덧붙였음을 들을 수 있음.
브람스, A장조 간주곡 Op. 118 No. 2
Section titled “브람스, A장조 간주곡 Op. 118 No. 2”3부분 형식의 A구역이 1:28에 끝난 뒤, B구역이 1:57에 시작하기 전까지 큰 뒤붙이가 이어짐.
연결 보조 구역
Section titled “연결 보조 구역”경과구(transition)는 두 핵심 구역을 이어 주며, 보통 주요 구역에서 벗어나 대조 구역으로 향함. A에서 B로 갈 때처럼 뒤 구역이 큰 재현의 시작이 아닐 때 경과구라고 부름. 새 조를 준비하며 전조할 수 있지만 필수는 아님.
핵심 구역이 안정된 주제를 낸 뒤 경과구에서 불안정성과 에너지를 높이고, 다음 핵심 구역이 다시 안정을 회복하는 흐름이 흔함. 완전한 프레이즈를 담으면 큰 경과구, 담지 못하면 작은 경과구임.
끝으로 갈수록 다음 조의 딸림화음을 향하는 힘이 커짐. 딸림화음에 닿은 뒤 오래 붙들면 카플린은 딸림화음 위에 머묾(standing on the dominant), 헤포코스키와 다시는 딸림 고정(dominant lock)이라고 부름.
경과구는 다음 구역 앞에서 멈출 수도 있고 한 성부가 틈을 채우며 이어질 수도 있음. 다음 구역 첫머리와 겹쳐 끝나기도 하므로, 경계가 흐리면 어느 구간에서 경과 기능이 다음 구역의 기능으로 변하는지 설명함.
모차르트, B♭장조 피아노 소나타 K. 333 1악장
Section titled “모차르트, B♭장조 피아노 소나타 K. 333 1악장”제1주제와 제2주제 사이 0:20–0:42가 큰 경과구임.
재경과구(retransition)는 뒤에서 큰 재현이 시작될 때 씀. 3부분 형식이나 론도에서 B 뒤에 A가 돌아오거나, 소나타 발전부 뒤에서 재현부의 제1주제로 돌아갈 때처럼 곡의 주요 재료가 다시 나타나도록 준비함.
대개 원조의 딸림화음에 이르러 이를 지속하며 귀환을 기다리게 함. 반종지로 분명히 끝난 뒤 뒤붙이가 이어질 수도 있고, 다음 구역 첫머리와 겹쳐 끝날 수도 있음.
쇼팽, C단조 폴로네즈 Op. 40 No. 2
Section titled “쇼팽, C단조 폴로네즈 Op. 40 No. 2”복합 3부분 형식의 첫 번째 큰 A구역에서 B와 A 사이 2:35–2:39가 한 마디짜리 작은 재경과구임.
헨델, 〈Lascia ch’io pianga〉
Section titled “헨델, 〈Lascia ch’io pianga〉”다섯 부분 론도 형식 ABACA에서 B와 A 사이 1:41–1:44가 매우 짧은 재경과구임.
모차르트, B♭장조 피아노 소나타 K. 333 1악장
Section titled “모차르트, B♭장조 피아노 소나타 K. 333 1악장”발전부와 재현부 사이 4:29–4:45가 큰 재경과구임.
브람스, A장조 간주곡 Op. 118 No. 2
Section titled “브람스, A장조 간주곡 Op. 118 No. 2”B구역과 마지막 A구역 사이 3:08–3:19가 큰 재경과구임.
더 읽을거리
Section titled “더 읽을거리”- William Rothstein, Phrase Rhythm in Tonal Music, 1989.
- Jason Summach, “Form in Top-20 Rock Music, 1955–89,” PhD diss., Yale Universit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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