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병렬 세트 연습
Fundamentals of piano practice
Section titled “Fundamentals of piano practice”© 2009 Chuan C. Chang. Copy permitted if author’s name, Chuan C. Chang, and this copyright statement are included.
피아노 연습의 원리 한글판 (dcinside digital piano
병렬 세트 연습
Section titled “병렬 세트 연습”작가 표현대로 여기서도 병렬 세트 연습이라고 하며, 이하 Parallel Sets는 PS로 적음.
병렬 세트 연습은 ‘코드 어택’이라고도 하며, 손가락 속도를 높이는 가장 빠른 연습법 가운데 하나임.
PS는 12345나 1324처럼 한 손으로 거의 동시에 칠 수 있는 음의 묶음을 말함. 각 음은 한 번씩만 치고, 순서는 왼쪽에서 오른쪽, 즉 낮은음에서 높은음으로 진행함.
두 음으로 된 PS인 23을 예로 들면,
오른손 2번과 3번 손가락으로 도와 레를 연달아 침. 이 두 음을 꾸밈음처럼 생각하면 더 빠르게 칠 수 있음. 손을 건반으로 떨어뜨릴 때 2번 손가락이 3번보다 아주 조금 먼저 닿게 하면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음.
PS의 목표는 여러 음을 거의 동시에 누르되, 하나의 움직임으로 처리하는 것임. 화음을 살짝 풀어서 치거나 꾸밈음처럼 따라락 하고 떨어뜨린다고 생각하면 됨. 소리가 “도, 레”처럼 따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따락” 하고 한 덩어리처럼 들려야 함.
2번과 3번 손가락이 닿는 시간 차이를 점점 줄여 가며 연습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음. 두 음이 거의 동시에 닿는 한계에 가까워질수록 우리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도에 가까워짐.
PS로 초고속 연주를 하려면 정확한 화음 연습이 먼저 되어 있어야 함.
이 PS를 베토벤 월광 소나타 3악장의 알베르티 베이스 도-솔-미-솔에 적용해 설명하면,
목표는 도-솔-미-솔을 원하는 속도로 원하는 만큼 계속 연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임.
왼손은 5번 손가락으로 도를 잡고 5131로 연주하는데, 지금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쳐 보고, 그 속도를 기억해 둬야 함. 그래야, 나중에 PS 연습 후의 속도와 비교할 수 있음.
오른손도 같은 방식으로 함. 1번 손가락으로 도를 잡고 도-솔-미-솔을 1535 핑거링으로 정확하게 침.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를 메트로놈으로 확인해 기억해 둬야 함.
도-솔-미-솔에서 PS에 해당하는 부분은 도-솔-미까지임. 마지막 솔은 반복되는 음이라 PS의 구조로 묶을 수 없음. 이 부분은 나중에 연결음 개념까지 읽으면 이해할 수 있음.
이제 본격적으로 PS를 연습해 보면,
왼손은 가장 단순한 두 음 PS인 51부터 시작하고 네 번을 한 회차로 보고, 쿼드라고 부름. 즉 51, 51, 51, 51이 한 회차(쿼드)임. 이 속도가 충분히 편하고 안정되면, 쿼드를 네 번 이어서 16번 연습함.
이렇게 하다가 손이 피곤해지거나 긴장이 쌓이기 시작하면 멈추고, 오른손으로 바꿔 같은 방식으로 연습함.
여기서 “충분히 된다”는 기준은 초당 쿼드 하나 정도의 속도가 나오는 것임. 초보자는 이보다 느려도 괜찮음. 중요한 것은 편안하고 어렵지 않게 느껴져야 한다는 점임.
속도를 더 빨리 올리려면 PS에 들어가기 전에 화음으로 먼저 연습하는 편이 좋음. 즉 51을 따로따로 치지 말고 두 음을 동시에 눌러 화음으로 쳐 본 뒤, 빠른 PS 쿼드로 들어가면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음.
이때 각 쿼드는 손을 한 번 아래로 내리는 하나의 동작으로 연주하고, 손가락은 건반 가까이에 둠. 다음 쿼드로 넘어갈 때만 손을 살짝 들어 올리면 됨.
이렇게 쿼드의 속도를 높이다 보면 어느 순간 긴장이 쌓이기 시작함. 그때는 더 무리해서 빠르게 치지 말고, 필요하면 조금 늦추면서 편안하게 호흡하고 손과 몸 전체의 이완에 집중해야 함.
계속 치면서 이완을 신경쓰다보면 손에서 긴장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함. 이 감각을 익히는 것이 곧 이완 연습임.
손이 피곤해지거나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반대손으로 바꿔야 함.
쉬고 난 손은 다시 훨씬 잘 움직이고, 전보다 더 빠르게 칠 수 있음.
화음으로 동시에 치는 연습에서 빠른 PS로 넘어갈 때는, 쿼드의 마지막 화음부터 하나씩 빠른 PS로 바꾸면 됨.
처음에는
화음, 화음, 화음, 화음
으로 치고,
그다음에는
화음, 화음, 화음, 빠른 PS
그다음에는
화음, 화음, 빠른 PS, 빠른 PS
이런 식으로 늘려 가면서 쿼드 전체를 빠른 PS로 치게 만들면 됨. 이때 쿼드 안에서 반복되는 속도를 바꾸면 안 됨.
화음과 빠른 PS의 손동작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연습하면 빠른 PS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음.
다음으로는 세 음 PS를 시도함. 왼손은 513, 오른손은 153으로 앞과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됨. 세 음 모두 손을 한 번 내리는 동작으로 처리하고, 이것도 쿼드 단위로 연습함.
마찬가지로, PS가 어렵다면 처음엔 513을 화음으로 눌러 화음 쿼드로 연습하면 됨. 양손을 번갈아 가며 연습해도 괜찮음.
연결음과 순환 연습
Section titled “연결음과 순환 연습”순환 연습(Cycling), 또는 루핑(looping)은 같은 짧은 구간을 끊지 않고 계속 반복하는 연습법임.
예를 들어 도-솔-미-솔, 도-솔-미-솔, 도-솔-미-솔처럼 반복하는 경우에는, 앞 구간의 마지막 솔이 다음 구간으로 이어지는 연결음이 됨.
이 순환을 빠르게 연습하려면 먼저 PS인 미-솔(EG)을 연습하고, 그다음 솔-미-솔(GEG)을 연습함. 그런 다음 도-솔-미-솔을 중간에 끊지 않고 두 번 이어서 쳐 보면,
도-솔-미-솔, 도-솔-미-솔
이렇게 연결할 때 훨씬 더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음.
연속성 규칙은 도-솔-미-솔을 연습할 때 다음 순환의 첫 음까지 포함해서 도-솔-미-솔-도(CGEGC)로 연습하는 것임.
즉 도-솔-미-솔-도(CGEGC)를 한 묶음으로 연습하고, 그다음에는 도-솔-미-솔, 도-솔-미-솔-도처럼 두 번 이어서 침. 여기에 익숙해지면 세 번, 네 번으로 차츰 늘려 가면 됨.
CGEGC 전체도 손을 한 번 내리는 동작으로 연주해야 함. 그리고 이 묶음을 다시 반복해서 연습하면, 이제는 쿼드를 다시 쿼드로 묶어 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됨.
계속 쿼드 단위로 연습하는 이유는, 보통 쿼드를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로 칠 수 있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오래 반복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임.
이 방법에 익숙해지면 도-솔-미(CGE) 화음 쿼드로 시작해서, CGE PS 쿼드, CGEGC 쿼드, 그리고 CGEG 순환 연습 순으로 이어 갈 수 있음. 이 과정은 몇 분 안에 한 번 끝낼 수 있음.
이 연습은 최종 속도가 목표보다 더 빨라질 때까지 며칠 동안 반복하는 것이 좋음.
순환 연습의 장점과 주의점
Section titled “순환 연습의 장점과 주의점”순환 연습은 같은 짧은 구간을 반복해서 치는 연습이지만, 역설적으로는 쓸데없는 반복을 줄이기 위한 방법임.
순환 연습으로 필요한 테크닉을 빨리 익혀, 의미 없이 오래 반복하는 연습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
이 과정에서 나쁜 습관이 붙지 않게 하려면, 속도를 바꿔 보고 손동작도 여러 방식으로 시험해 보면서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함.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이완을 의식해야 함.
같은 방식을 반복하다보면 오히려 나쁜 습관이 굳어질 수 있음. 그래서 순환 연습 시간의 대부분은, 편안하고 정확하게 칠 수 있는 속도와 동작을 찾는 데 써야 함.
그러면 언제 끝내야 할까?
어떤 속도에서든, 얼마나 오래 치든, 완전히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면 그 단계는 끝난 것임.
다만 느린 속도부터 다시 차근차근 올려 가며 점검해 보면, 아주 빠른 템포가 아니라 중간쯤 되는 속도에서 오히려 걸리는 경우가 있음. 그런데 양손 연습을 시작할 때 바로 그 속도가 필요할 수 있으니, 그런 구간은 확실히 다져 놓고 넘어가는 편이 좋음.
이런 반복 연습은 지나치면 손에 무리를 줄 수 있음. 그러니 첫날부터 너무 오래 하거나 무리해서는 안 됨. 다음 날 몸 상태를 살펴보면서 아픈 곳은 없는지, 나쁜 습관이 생기지는 않는지, 음악적으로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지를 확인한 뒤에 연습 시간을 서서히 늘려 가야 함.
최종 정리와 적용
PS를 적용할 때의 일반 원칙은, 어려운 패시지를 가능한 한 큰 PS 단위로 먼저 묶어 보는 것임.
예를 들어 5131을 연습한다면 먼저 513으로 묶어 봄. 이것도 어렵다면 51, 13, 31처럼 더 작은 PS로 나누어 연습하면 됨.
PS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음.
첫째, 훈련되지 않은 뇌는 속도가 빨라지면 쉽게 흐름을 놓치므로 뇌가 빠른 속도를 처리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임.
둘째, 가능한 한 빨리 원하는 템포에 가까워지는 것임.
이처럼 빠른 속도를 처음 경험하면 뇌는 잠시 낯선 감각을 겪게 됨. 자전거를 처음 탈 때나, 스키에서 패러렐 턴을 처음 익힐 때, 또는 물에서 처음 혼자 앞으로 나갈 때와 비슷함. 이는 뇌가 더 빠른 속도를 받아들이고, 그 속도에 맞는 새로운 움직임에 적응해 가는 과정임.
여기서 말하는 병렬이라는 말은, 연주에 쓰이는 손가락들이 하나의 동작 안에서 거의 동시에 움직인다는 뜻임.
PS는 보통 클래식 피아노에서 최종적으로 쓰는 연주 방식은 아님. 재즈나 블루스에서는 이런 방식을 연주중에도더 쓰지만, PS는 어디까지나 최종 테크닉에 더 빨리 도달하기 위한 중간 단계라고 생각하고. 기계적으로 반복하기보다, 처음부터 음악적으로 연습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