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종별 대위법 개요
종별 대위법에서 종별(species)은 일정한 순서로 익히는 연습 유형을 가리킴.
여기서는 푹스의 Gradus ad Parnassum(1725)을 중심으로, 다섯 종별을 따라 대위법의 기본 원리를 단계적으로 설명함. 이 방법은 16세기 음악의 규칙을 바탕으로 하지만, 특정 양식을 그대로 배우는 것보다 Fundamentals 섹션의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각 종별에 공통된 원리를 익히는 데 중점을 둠.
협화음과 불협화음
Section titled “협화음과 불협화음”기본 개념 챕터에서 협화음과 불협화음을 배웠는데, 대위법에서는 협화음을 좀 더 엄격하게 두 종류로 나눠서 봄.
- 완전 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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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1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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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5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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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8도
아주 안정적이고 강한 협화로 봄.
- 불완전 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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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3도, 단3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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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6도, 단6도
이 음정들 협화음이지만, 완전협화음보다는 덜 강하고 보다 유연한 성격을 가짐.
-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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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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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7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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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음정, 증음정
이 음정들은 불안정성과 긴장감을 가지므로, 대위법에서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다루어야 함.
물론, 불협화음은 대위법에서 사용할 수는 있음. 다만 협화음처럼 자유롭게 쓰는 게 아니라, 정해진 조건과 진행 방식 안에서만 써야 하므로 좀 더 세분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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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협화음 = 아주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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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협화음 = 안정적이지만 좀 덜 단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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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 불안정하고 긴장됨
완전협화음, 불완전협화음, 그리고 불협화음의 예시.
완전4도의 대위법적 위치
Section titled “완전4도의 대위법적 위치”대위법에서 완전4도는 성부 위치에 따라 협화음과 불협화음으로 나뉨. 최하성부가 포함되면 불협화음이고, 상성부끼리 만나면 협화음임. 조성음악 이론 전반에서도 이렇게 구분함.
2성부 대위법에서는 모든 4도가 최하성부를 포함하므로, 완전4도를 전부 불협화음으로 다룸. 이 불협화음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뒤에서 따로 다루고, 디아토닉 화성 단원의 종지적 화음과 지속 형식으로서의 화음 부분에서도 더 자세히 설명함.
성부 진행의 네 가지 종류
Section titled “성부 진행의 네 가지 종류”두 성부가 함께 움직일 때는 진행 방향과 간격 관계에 따라 네 가지로 나눔(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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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행 : 두 성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 한 성부가 올라가면 다른 성부는 내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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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진행 : 두 성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 둘 다 올라가거나 둘 다 내려감. 병행진행도 넓게 보면 유사진행 안에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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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진행 : 두 성부가 같은 방향으로 같은 거리만큼 움직임. 그 결과 처음과 끝의 음정 종류가 같게 유지됨. 예를 들어 처음이 3도이고 끝도 3도이면 병행3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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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진행 : 한 성부는 같은 음에 머무르고 다른 성부만 움직임.
정선율 작곡법
Section titled “정선율 작곡법”정선율은 대위법 작곡의 기본으로 대위 선율의 기준이 되는 선율이므로 그 자체로 잘 짜여 있어야 함. 정선율을 연습할 때는 선율의 부드러운 흐름, 성부의 독립성과 완결성, 선율의 다양성,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성을 함께 배워야 함.
정선율의 길이는 8~16음으로 짧게 잡고, 온음표만 씀. 으뜸음에서 시작해 으뜸음으로 끝나며, 마지막 으뜸음 앞에는 레→도나 시→도처럼 순차진행으로 들어와야함.
움직임은 순차진행이 중심임. 도약이 꼭 필요한 경우엔 작은 도약 위주로 사용하고, 완전4도 이상 도약하면 반드시 반대 방향 순차진행으로 받아야 함. 도약을 두 번 연달아 쓰거나 같은 방향으로 이어가면 안 됨. 증음정, 감음정, 7도, 6도 대부분은 처음부터 쓰지 않음.
선율의 음역은 대체로 8도 안에서 움직이고 10도를 넘기지 않아야 함. 정점은 딱 하나를 잡고, 거기서 한 번만 나오게 함. 정점에 도달할 때는 도약으로 올라가는 편이 좋고, 정점에서 끝나면 안 됨.
같은 선율형을 되풀이하면 흐름이 단조로워지니 피할 것. 이끈음은 반드시 으뜸음으로 가고, 단조형 선법에서도 제7음은 반음 올려 이끔음으로 씀.
정선율의 주요 작곡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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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는 8~16음 사이로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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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음표만 씀. 리듬 변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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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음과 끝 음은 으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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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으뜸음에는 순차진행으로 들어옴. 보통 레→도, 간혹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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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한 두 음 사이는 모두 선율적 협화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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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역은 8도 안팎, 최대 1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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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는 하나뿐이고 한 번만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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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클라이맥스→종결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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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진행 위주로 가되 작은 도약을 얼마간 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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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기나 상투적 선율형은 되풀이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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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도 이상 도약하면 반드시 반대 방향 순차진행으로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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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을 두 번 이상 연달아 쓰지 않으며, 같은 방향 연속 도약도 피함. 단, F선법에서 연달아 내려가는 도약이 협화적 3화음의 윤곽을 그릴 때는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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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끔음은 으뜸음으로 진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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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형 선법에서도 제7음은 반음 올려 이끔음으로 씀.
선율의 다섯 가지 경향
Section titled “선율의 다섯 가지 경향”데이비드 휴런(2006)이 정리한 내용으로, 종별 대위법 규칙들은 대체로 이 내용에서 기인함.
음높이 근접성
정선율에서 순차진행을 중심으로 쓰고 도약을 아끼는 이유는 선율은 멀리 뛰기보다 가까운 음으로 움직이려 하기 때문임. 큰 도약보다 작은 도약을, 도약보다 순차진행을 선호함.
하행 선호
사람은 하행을 에너지가 줄어드는 방향, 즉 안정으로 향하는 움직임으로 인지하기 떄문에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순차진행이 더 자주 나옴. 선율이 마지막에 으뜸음으로 내려와 마무리되는 것도 같은 맥락임.
방향 유지
정선율에서 연속 도약을 피하고 순차진행으로 받는 것도 방향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기 위해서임. 한 번 방향을 잡은 선율은 그 방향을 이어 가려 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방향을 자주 바꾸면 선율의 안정감이 떨어짐.
중간 회귀
정선율에서 클라이맥스가 하나뿐이고 거기서 끝내지 않는것은 선율이 극단적인 음역까지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다시 중간으로 돌아오려하는 성질 때문임. 클라이맥스를 찍고 나면 선율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와야 함.
아치형 구조
위 네 가지 경향이 하나의 프레이즈 안에서 만들어지면 아치 모양을 이룸. 앞에서 올라가다 중간에 정점을 찍고 뒤에서 하행함. 정선율에서 말하는 시작→클라이맥스→종결의 흐름이 이 구조임.
선율과 화성 작곡 규칙
Section titled “선율과 화성 작곡 규칙”종별 대위법에서는 선율 하나를 잘 쓰는 일과, 두 선율을 결합해 화성적으로 맞추는 일을 함께 다룸. 모든 종에 공통으로 적용하는 규칙은 다음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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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옥타브나 동음은 진정종지형(clausula vera)으로 순차진행으로 도달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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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을 연속으로 쓰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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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이 짧은 구간 안에 지나치게 자주 나와도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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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도 이상 도약을 연달아 쓰지 않음. 도약 뒤엔 순차진행으로 풀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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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이 아니더라도 짧은 구간에 도약이 몰리지 않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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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같은 음정이 아니어도 같은 크기의 음정이 잇달아 반복되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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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음은 각 성부에 하나씩만 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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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음으로 선율을 끝내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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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엔 가능하면 도약으로 도달하는 게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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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성부가 동시에 클라이맥스에 닿으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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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음정, 감음정, 7도, 대부분의 6도, 옥타브 초과 도약은 금지. 상행 단6도만 예외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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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성 진행에서도 증음정·감음정·7도 윤곽이 생기지 않게 함.
이제 보임. KaTeX 들어간 부분은 , , 이렇게 쓰인 음계도수 표기임.
노션에서 인라인 수식은 블록 안에 로 쓰면 되고, Astro Starlight에서 KaTeX 렌더링 되는 구조면 그대로 통과됨. 아래가 번역 + KaTeX 적용 버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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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표 수는 8개에서 16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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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없이 전부 온음표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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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끝은 으뜸음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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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으뜸음에는 순차진행으로 내려옴. 보통은 이나, 드물게 로 내려오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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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과 음 사이 진행은 전부 선율적 협화음정이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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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역(최저음~최고음 간격)은 보통 옥타브 미만에서 사용하고, 최대 10도를 넘어가지 않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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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율에서 클라이맥스는 한 번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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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클라이맥스 → 끝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워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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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진행 위주로 하되 작은 도약은 사용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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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나 패턴을 반복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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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도 이상 큰 도약 뒤엔 반대 방향 순차진행으로 받아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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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은 연속으로 두 번까지 허용하고, 같은 방향 연속 도약은 금지함. 단 F선법 CF처럼 연속 하행 도약이 협화 3화음을 짚는 경우는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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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끔음은 반드시 으뜸음으로 진행해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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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음계형 선법에서 7음이 이끔음 역할을 해야 할 경우 반음 올려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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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음정은 완전동음·완전5도·완전8도 가운데 하나로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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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음정은 완전동음이나 완전8도로 끝냄. 완전5도로 끝내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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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성부 사이 간격은 가능하면 1옥타브 이내로 유지하고 최대 12도까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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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성부가 아래 성부보다 밑으로 내려가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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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8도와 병행5도는 금지함. 두 성부가 같은 방향으로 같은 거리만큼 움직여, 처음과 끝이 모두 완전8도이거나 모두 완전5도가 되면 병행8도 또는 병행5도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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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성부가 다른 음정에서 출발하더라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완전5도나 완전8도에 이르면 은복5도 또는 은복8도가 되므로, 가급적 피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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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음정과 마지막 음정을 제외하고 중간에 동음이 나오지 않게 함.
대위법의 심리학적 배경
Section titled “대위법의 심리학적 배경”대위법 연습의 목적은 특정 시대 양식을 모방 하는 게 아님. 관현악법, 동기, 형식, 화성과 리듬은 잠시 잊고, 사람이 소리를 어떻게 듣고 이해하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임.
사람의 뇌는 진화 과정에서 음높이나 음색이 비슷한 소리를 하나로 묶어 듣는 경향을 갖게 되었음. 또 앞에서 시작된 패턴이 이어지면, 뒤에 오는 소리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임. 그래서 규칙적인 패턴은 안정된 상태로 여기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 주의를 집중함. 음악을 들을 때 실제로 경계할 만한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반응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음악도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음.
너무 쉽게 읽히는 음악은 지루하고, 긴장만 밀어붙이는 음악은 불편함. 긴장과 이완, 운동과 정지 사이의 균형이 음악의 관건임.
대위법은 이 균형을 가장 제한된 조건 안에서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임. 각 성부는 단일 선율로서도 매끄럽고 독립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울릴 때는 협화적으로 어우러져야 하며, 전체로는 다양성과 목표를 향한 진행도 갖추어야 함. 이런 조건들은 실제 음악의 구체적인 순간마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므로, 한 프레이즈 안에서, 더 나아가 작품 전체 안에서 균형을 잡는 연습이 필요함.
연습은 작은 단위로 작곡하면서 시작하는 것이 좋음. 직접 노래하고, 악기로 연주해보고, 함께 맞춰 가면서 선율이 어떻게 움직이고 결합하는지 귀와 몸으로 익혀야 함.